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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나이츠. 복 받은 팀이다. 2년 연속 '미래'를 얻었다. 실력과 마인드가 제대로 자리잡은 대형 신인. 지난 시즌 김선형이 일으킨 돌풍을 올시즌은 최부경이 이어가고 있다.
최부경도 마찬가지다. 어린 선수답지 않게 팀을 위해 헌신할 줄 안다. 14일 LG와의 홈경기에서 12득점, 6리바운드로 승리에 공헌한 뒤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소속팀 SK에 대한 자신의 평소 생각을 밝혔다. "제가 참 복에 겨운 팀에 들어왔습니다. 올시즌 끝날 때까지 다른 선수들이 마음 놓고 공격할 수 있도록 스크린 걸어주고 리바운드 참여하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제 일입니다. 개인적 완성도보다 팀의 완성도를 높여가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신인 선수에게서 듣기 힘든 이야기. 인터뷰가 길어질 수록 감탄할만한 생각들이 이어진다. "우리 팀에는 공을 잡아야 플레이가 나오는 선수들이 많잖아요. 저까지 무리해서 공격에 나설 경우 자칫 팀 밸런스가 깨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에 대한 역할 기대를 한치 오차 없이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셈.
그렇다고 그가 오로지 '궂은 일'에만 집중하는 건 아니다. 공격적인 측면도 동시에 발전시키며 완전체를 향하고 있다. "슛 감각이 좋은 날은 미들슛도 적극적으로 쏘려고 하고 있어요. 감독님께서도 그렇게 주문을 하시고요." 심심치 않게 림을 가르는 미들슛의 성공 확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 발전하는 슈팅 뒤에는 '에어본' 전희철 수석코치가 있다. 전 코치에게 최부경은 "저랑 비슷하죠?"라고 말할만큼 같한 애정을 품고 있는 애제자. 최부경은 "대학 때 주로 리바운드를 하느라 슛은 자제했었거든요. 프로와서 코치님께서 슈팅 자세를 하나부터 열까지 노하우를 다 가르쳐 주세요. 저는 원래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깎아 던지는 편이었는데 코치님 조언으로 띄워 던지는 법을 배웠습니다." 끊임 없이 배우고 팀을 위해 희생하는 마인드로 무장한 최부경. 그는 앞으로 과연 얼마나 더 큰 그림을 그리게 될까. 차분히 여백을 줄여가는 붓놀림이 이제 막 시작됐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