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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근이가 독기를 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최근에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착실히 재활중이던 오세근은 최근 수술을 받았던 일본에서 중간 검진을 받았다. 주치의는 오세근에게 "혹시 러닝을 시작했느냐"며 "다른 마음 먹지 말고 올해 중순까지는 재활에만 신경쓰라"라는 말을 전했다. 이 감독은 "욕심이 많고 승부욕이 강한 세근이가 발목 상태가 조금 좋아지다보니 러닝을 조금씩 했다고 하더라"라며 "주치의 말로는 세근이가 무리했다가 잘못하면 발 모양에 변형이 올 수 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이 수술 당시 일본을 찾았을 때와 같이 주치의는 절대 이번 시즌 무리시키지 말라는 충고를 했다고 한다.
이 감독은 "당장 이번 시즌 성적보다는 선수의 미래, 그리고 팀의 미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세근의 복귀에 미련이 없다는 뜻을 다시 한 번 나타냈다. 이 감독은 "가장 속상한 사람은 TV를 보며 뛰고 싶어 미칠 세근이 아니겠느냐"며 걱정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김태술 얘기를 꺼냈다. 김태술은 팀의 리빌딩 시점인 2009년 9월 훈련소에 입소하며 공익근무를 시작했다. 너무 농구가 하고 싶은 김태술은 하루가 멀다하고 안양실내체육관을 찾아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봤다고. 벤치 뒤쪽에서 입술이 쭉 나와 경기를 지켜보는 김태술의 모습을 보는 이 감독의 마음도 좋지 않았다고 한다. 이 감독은 "그냥 아쉬워만 했다면 태술이가 지금과 같이 톱클래스 가드로 성정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태술이는 경기에 뛰고 싶은 마음을 훈련으로 분출했다. 경기 후 아무도 없는 체육관에서 혼자 슛을 던졌고, 웨이트트레이닝을 했다. 그렇게 독기를 품고 2년을 준비한 결과 지금은 팀에 없어서는 안될 간판선수로 성장했다"며 칭찬했다. 이 감독은 "세근이도 마찬가지다. 탄탄대로를 걸어왔다. 지금 이 시간이 세근이가 농구를 시작한 후 가장 힘든 시간일 것이다. 세근이도 독한 마음을 품고 지금의 힘든 시간을 이겨내면 한 차원 더 성장해 다음 시즌 프로농구 최고의 선수로 돌아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