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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범 감독 "오세근, 힘든 시간 통해 더욱 독해져라"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3-02-24 11:14 | 최종수정 2013-02-24 11:14


1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프로농구 KGC인삼공사와 KT의 경기에서 경기장을 찾은 KGC 오세근이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안양=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2.11

"세근이가 독기를 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KGC 이상범 감독은 최근 머리가 아프다 못해 터질 지경이다. 정규리그 후반기 순위 싸움은 치열해져가는 가운데 선수들의 부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일두, 김민욱, 차민석 등이 일찌감치 부상으로 낙마한 가운데 최근에는 주전급 선수들도 부상이 이어지고 있다. 양희종의 손가락 인대가 끊어졌고 이정현은 허리 통증을 호소한다. 시즌 내내 고군분투하고 있는 김태술은 힘든게 눈에 보일 정도다. 김성철을 포함한 부상 선수들이 어쩔 수 없이 고통을 분담하며 조금씩 출전시간을 소화하고 있는 지경이다.

이 때쯤 생각나는 선수가 '괴물' 오세근. 시즌 전 발목수술로 일찌감치 시즌아웃된 오세근은 계속해서 재활훈련에 몰두하고 있다. 오세근의 재활 속도가 빠르다고 알려졌고 팀 사정이 어렵다보니 "플레이오프 때 오세근이 돌아온다면 어떨까"라는 말들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하지만 이 감독은 "선수 미래를 위해 신중히 판단해야 할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최근에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착실히 재활중이던 오세근은 최근 수술을 받았던 일본에서 중간 검진을 받았다. 주치의는 오세근에게 "혹시 러닝을 시작했느냐"며 "다른 마음 먹지 말고 올해 중순까지는 재활에만 신경쓰라"라는 말을 전했다. 이 감독은 "욕심이 많고 승부욕이 강한 세근이가 발목 상태가 조금 좋아지다보니 러닝을 조금씩 했다고 하더라"라며 "주치의 말로는 세근이가 무리했다가 잘못하면 발 모양에 변형이 올 수 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이 수술 당시 일본을 찾았을 때와 같이 주치의는 절대 이번 시즌 무리시키지 말라는 충고를 했다고 한다.

이 감독은 "당장 이번 시즌 성적보다는 선수의 미래, 그리고 팀의 미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세근의 복귀에 미련이 없다는 뜻을 다시 한 번 나타냈다. 이 감독은 "가장 속상한 사람은 TV를 보며 뛰고 싶어 미칠 세근이 아니겠느냐"며 걱정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김태술 얘기를 꺼냈다. 김태술은 팀의 리빌딩 시점인 2009년 9월 훈련소에 입소하며 공익근무를 시작했다. 너무 농구가 하고 싶은 김태술은 하루가 멀다하고 안양실내체육관을 찾아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봤다고. 벤치 뒤쪽에서 입술이 쭉 나와 경기를 지켜보는 김태술의 모습을 보는 이 감독의 마음도 좋지 않았다고 한다. 이 감독은 "그냥 아쉬워만 했다면 태술이가 지금과 같이 톱클래스 가드로 성정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태술이는 경기에 뛰고 싶은 마음을 훈련으로 분출했다. 경기 후 아무도 없는 체육관에서 혼자 슛을 던졌고, 웨이트트레이닝을 했다. 그렇게 독기를 품고 2년을 준비한 결과 지금은 팀에 없어서는 안될 간판선수로 성장했다"며 칭찬했다. 이 감독은 "세근이도 마찬가지다. 탄탄대로를 걸어왔다. 지금 이 시간이 세근이가 농구를 시작한 후 가장 힘든 시간일 것이다. 세근이도 독한 마음을 품고 지금의 힘든 시간을 이겨내면 한 차원 더 성장해 다음 시즌 프로농구 최고의 선수로 돌아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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