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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폭행 논란 우리은행 김광은 감독, 결국 자진 사퇴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1-11-30 17:14


선수 구타 파문에 휩싸였던 여자 프로농구 우리은행 김광은 감독이 결국 자진 사퇴했다.

우리은행 구단은 30일 오후 "최근 선수단에서 빚어진 일련의 사태에 대해 김 감독이 모든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또 조혜진 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임명해 남은 시즌을 치르겠으며, 이번 기회를 통해 더욱 심기일전하겠다는 뜻도 덧붙였다.

김 감독은 지난 27일 신세계전에서 패하며 12연패에 빠진 뒤 라커룸에서 가드 박혜진의 목을 조른 뒤 벽으로 밀치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샀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당시 혜진이에게 교체 출전 신호를 보냈는데, 트레이닝복 지퍼를 끝까지 올려 얼굴을 파묻고 인상을 썼다. 나중에 알고보니 습관이라는데, 경기 중 감독의 지시에 반항하는 듯 보였다"며 "라커룸에서 아까 한 행동을 해보라고 말했고, 옷깃을 잡으려는데 혜진이가 피하다 의자에 걸려 넘어질뻔 했다. 넘어지지 않도록 급하게 잡아주다보니 옷깃쪽으로 손이 갔고, 이 과정에서 나온 상처다. 절대 폭행이 아니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박혜진 어머니가 "김 감독이 사퇴를 하지 않으면 폭행죄로 고소하겠다"고 구단에 징계를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하자 결국 스스로 사퇴했다. 지난 3월 우리은행 코치로 부임한 김 감독은 8월 전임 정태균 감독에 이어 감독으로 승격했으나 불미스런 일로 3개월만에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우리은행은 최근 몇년간 다른 팀에 FA 선수를 뺏기고, 전력 보강이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신인 선수 위주의 리빌딩을 하며 최하위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12연패를 하는 등 1승13패로 1할도 되지 않는 승률을 보이고 있다. 어린 선수들이 의욕이 넘쳐 강팀들과 대등한 경기를 하다가도 팀 구심점이 없다보니 막판 승부처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반복하며 패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여자농구 관계자들은 "선수들도 어리고, 감독도 초보이다보니 엇박자가 많았던 것 같다"며 "아무리 전력이 약해도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는 어느 감독이나 마찬가지다. 이 과정에서 선수단 조율 능력이 떨어지는 초보 감독이 많은 실수를 한 것 같다. 이번 일이 우리은행뿐 아니라 다른 팀에게도 자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은행은 최근 몇년간 신인 드래프트에서 앞순위 선수를 모두 뽑았기에 4~5년 후에는 최강의 팀으로 거듭날 수 있는데, 구단 입장에서는 이를 기다리지 못하니 압박을 받는 코칭스태프도 조급증을 드러냈고 결국 이번 사건으로 이어졌다"며 씁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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