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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최다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날 모비스는 초반부터 기선을 제압했다. 말콤 토마스 대신 대체용병으로 들어온 테런스 레더의 연속 4득점으로 깔끔하게 시작한 모비스는 김동우의 3점포로 2쿼터 초반 21-11로 앞섰다.
위기도 있었다. 2쿼터 6분16초를 남기고 23-20으로 추격을 당했다. 게다가 레더가 4반칙으로 파울 트러블에 걸렸다.
결국 전반을 34-23으로 앞선 모비스는 3쿼터 양동근의 득점포를 앞세워 리드를 점점 벌려나갔다. 51-38로 3쿼터를 끝낸 모비스는 4쿼터 레더를 재투입, 사실상 경기를 마무리했다.
유 감독의 최다승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불완전한 전력으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항상 냈기 때문이다.
그는 유독 '선수운'이 없는 감독으로 꼽힌다. 그는 신세기 빅스와 SK빅스, 전자랜드를 거쳐 현재 모비스의 지휘봉을 잡고 있다. 변변한 스타가 없었을 뿐더러 모두 약체팀이었다.
전자랜드 사령탑 시절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4강에 올려놓은 유 감독은 몇년 간 최약체를 전전하던 모비스를 2004년 맡았다.
유 감독 영입 이후 모비스는 4회 정규리그 우승과 2회의 챔프전 통합우승을 달성, 2000년대 최고의 명가로 거듭났다.
그가 프로농구 최고의 지도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많다.
일단 한국농구 고질적인 병폐인 혈연, 지연, 학연을 모두 배제했다. 철저히 실력 위주의 선수를 선발했다. 항상 연구하며 자신의 농구철학을 수립, 철저한 준비와 과감한 전술변화로 팀의 조직력을 극대화했다. 한양대 시절까지 무명이었던 양동근을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만들었고, 상대적으로 평가절하를 받았던 함지훈도 정상급 파워포워드로 자리매김시켰다. 뿐만 아니라 김효범 김현중 이병석 우승연 박종천 등을 스타덤에 올려놓았다.
선수들의 능력을 정확히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전술을 수립해 적재적소에 선수들을 기용했기 때문이다. 그는 모비스에서만 세 차례의 리빌딩을 거치고 있다.
2006~2007 통합우승 이후 양동근이 군에 입대했고, 2009~2010 시즌 이후에는 함지훈이 군에 입대했다.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린 김효범은 SK로 떠났다.
그때마다 그는 새로운 선수를 발굴하고 독특한 전술을 들고나와 기대 이상의 호성적을 올렸다. 때문에 KGC 이상범 감독은 그를 '만수(만가지 수)'라고 부르기까지 했다.
'만수' 유재학 감독은 "시간이 흐르다보니 수립하게 되는 기록"이라며 겸연쩍게 웃었다. 그러면서 "항상 연구하고 최선을 다하는 지도자로 남고 싶다"고 했다. 울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