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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는 우승이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명예회복에 나선 중국
중국은 2년 전 텐진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이란에 52대70으로 완패했다. 이번 대회에서 설욕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전력은 상승요인이 없다. 지난 7월 은퇴를 선언한 야오밍(2m28)은 없는 상태. 실질적인 에이스 왕즈즈(2m13) 역시 노쇠화가 진행되고 있다. 리 지안리에(2m18)와 포인트가드 순유에의 실력이 향상됐지만, 확실한 전력 상승요인은 아니다. 때문에 안방 텃세는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객관적인 전력 상 이란에 뒤진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에겐 버거운 상대다.
아시아선수권대회 3연패를 노리는 이란. 더욱 강해졌다. NBA 멤피스에서 뛰는 하메드 하다디(2m18)가 주축. 강력한 높이로 골밑싸움을 한다. 윌리엄 존스컵 결승에서 하다디는 36점, 18리바운드로 하승진을 압도했다. 아시아 최고의 센터다. 그러나 이란의 주 득점원은 니칸 바라미다. 1m98의 바라미는 승부처에서 강력한 1대1 개인기로 공격의 활로를 뚫는다. 수비의 주축이 하다디라면, 공격의 주축은 바라미다. 윌리엄스 존스컵 예선에서 한국은 77대59로 이란을 물리쳤다. 하지만 당시 바라미는 부상으로 빠져 있었다. 게다가 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경기를 풀 줄 안다"고 평가한 포인트가드 아디 캄라미도 당시 부상으로 빠졌다.
여기에 다크호스로 NCAA 라이스대에서 뛰고 있는 아살란 카제미(1m99)도 있다. 높이와 스피드, 그리고 몸싸움에 능한 전투력있는 파워포워드다. 이란의 전력은 물샐틈이 없어 보인다. 각 포지션별로 백업요원까지 잘 갖춰져 있다. 하지만 부상에서 회복한 바라미와 캄라미의 컨디션이 저조할 경우 경기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숙적 레바논
한국은 고비때마다 레바논에게 발목을 잡혔다. 지난대회 8강에서도 레바논에게 졌다. 국내 팬에게도 익숙한 중동의 마이클 조던인 엘 카티브는 은퇴했다. 하지만 적극적인 귀화정책으로 미국에서 뛰던 사무엘 호스킨(32)을 데려왔다. 2m6의 호스킨은 아시아선수권대회 공식사이트의 표현처럼 '타고난 센터'다. 강한 수비와 리바운드, 그리고 골밑 포스트 업 공격이 일품이다. 이번 대회 하다디를 견제할 유일한 센터로 꼽히기도 한다. 하지만 전력의 핵심인 엘리 루스텀과 로이 사마하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전력이 약화된 측면이 있다. 만약 이들까지 가세했다면 이란에 대적할 전력을 구축했을 것이다. 외곽에는 포워드 갈렙 레다의 득점력이 인상적이다. 개인기 위주의 중동팀과 달리 레바논은 조직력까지 잘 갖춰져 있다. 녹록치 않은 지도력을 보이고 있는 가르산 사르키스 감독은 "수비 조직력은 완성됐다"고 했다. 개인기와 조직력의 밸런스가 잘 갖춰진 레바논이다.
다크호스 카타르 & 요르단
두 팀의 객관적인 전력은 한국에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능가하는 측면이 있다. 카타르는 1m94의 가드 타르구이 은곰보가 에이스다. NBA 댈러스에 지명된 은곰보는 카타르의 귀화정책으로 대표팀 옷을 입은 아프리카 출신 선수다. 카타르를 걸프컵 챔피언에 견인시킨 주역이기도 하다. 여기에 노장 센터 에프판 사에드, 마메 은도르 등 센터진의 높이 또한 만만치 않다. 하지만 지나친 개인기로 결정적인 순간 조직력이 급격히 무너지는 단점이 있다.
요르단은 미국에서 귀화한 자심 라이트와 샘 더글라스의 투톱 가드가 주축이다. 이들의 개인기는 특출나다. 또 2m대의 장신 포워드들이 3점슛 능력을 가지고 있다. 요르단의 주요 공격루트는 두 가드들의 1대1 공격이나, 조직적인 픽 앤 팝(Pick and Pop·2대2 공격의 하나로 외곽포가 정확한 골밑센터진이 스크린을 걸어준 뒤 밖으로 나오고 가드의 패스를 받아 슛을 쏘는 공격루트)이다. 그러나 두 가드들이 막히면 쉽게 경기를 풀어가지 못하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외곽 수비도 그렇게 탄탄하지 않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