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구=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역시 베테랑 포수의 경험은 달랐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은 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에서 7이닝 2안타 무4사구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원태인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어깨 통증이 생겼고, 관절 와순 손상 진단을 받았다. 비시즌 재활에 매진했던 그는 퓨처스리그에서 실전 점검을 마치고 지난달 29일 두산전에서 시즌 첫 등판을 했다. 첫 등판에서 5이닝 3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마운드에 있는 동안 타선이 터지지 않으면서 결국 승패없이 경기를 마쳤다.
시즌 두 번째 등판. 베테랑 포수 강민호와 호흡을 맞췄다. 경기를 앞두고 강민호는 원태인의 공을 받고 놀랐다. 정말 좋았기 때문. 강민호는 오히려 원태인에게 '주의'를 줬다. "이런 날 조심해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
원태인은 완벽하게 한화 타선을 틀어 막았다. 아직 빌드업 과정이라 투구수를 90개 정도로 제한하고 마운드에 올랐다. 원태인은 7이닝을 막았다. 90개보다 7개가 적은 83개로 경기를 마쳤다. 1회와 7회 맞은 안타가 전부였다.
타선도 원태인을 도왔다. 1회 김영웅이 솔로 홈런을 쳤고, 3회에는 강민호의 2타점 적시타가 이어졌다. 5회 박병호의 투런 홈런으로 원태인은 총 5점을 지원받았다.
원태인이 마운드를 내려간 이후 김태훈과 송은범이 각각 1이닝씩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고, 5대0 승리와 함께 원태인은 시즌 첫 승을 챙겼다.
|
경기를 마치고 박진만 삼성 감독은 "원태인이 지난해 다승왕답게 최고의 피칭을 해준 덕분에 편안한 경기였다"라고 박수를 보냈다.
원태인은 "홈 경기에서 이렇게 올 시즌 첫 승을 기록하게 돼서 너무 뜻깊다"라며 "팀이 연패에 빠질 수 있는 순간에 반전을 만들어서 기분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강민호의 한 마디는 큰 도움이 됐다. 원태인은 "(강)민호 형이 웬만하면 그런 말을 잘 안한다. 오늘 불펜에서 공을 던졌는데 '오히려 이런 날 결과가 안 좋은 날이 많으니 조금 더 신경을 써서 던졌으면 좋겠다'고 말을 해주셔서 자신감도 얻고, 그만큼 신중하게 피칭을 하려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경기 중간에도 강민호의 노련함이 빛났던 순간이 있었다. 원태인은 "오늘 직구로 한화 타선과 승부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 오늘 한화 타선이 분석과 다르게 초구부터 공격적인 타격을 하더라. (강)민호 형과 1회를 마치고 상대방도 플랜을 가지고 온 것 같으니 역이용해 보자고 했다. 그래서 카운트 싸움을 변화구로 많이 가지고 갔다"고 말했다.
강민호는 완벽한 호흡을 자랑했던 원태인을 향해 "너무 완벽한 투구를 해줬다"라며 흡족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
최근 몸살로 제 컨디션이 아니었던 강민호는 3일 KIA전에서 선발 라인업에 복귀해 2안타를 치는 등 2경기에서 5안타를 몰아쳤다. 강민호는 "그동안 타격감은 괜찮았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서 혼자 생각을 하고 있었다. 3일 경기에서 멀티히트를 해서 조금 더 편하게 들어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대구=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