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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프로 5년 동안 1승도 없었던 제가…아직 믿어지지 않네요."
마운드 위에선 패기가 흘러넘쳤다. 외국인 타자를 상대로 '칠테면 쳐봐라'라는 식의 직구 연사도 강렬했다.
경기 후 동료, 선배들의 물세례가 쏟아졌다. 온통 물과 밀가루를 뒤집어썼지만, 김건우의 표정은 행복으로 가득했다.
김건우는 "마운드 위에선 팀의 승리만 생각한다. 절대 분위기를 넘겨주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던졌더니 좋은 투구가 됐다"며 미소지었다.
시범경기에서 잘 던지고도 5선발 경쟁에서 한발 밀렸다. 하지만 김건우는 "아쉬움은 전혀 없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다만 두산 베어스와의 개막전 부진이 마음에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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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체육부대(상무) 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후반기에 복귀했지만, 1군엔 올라오지 못했다. 2021~2022년의 8경기, 14이닝이 1군 성적의 전부였다.
김건우는 "전에는 안 맞고 승부하려고 했다. 요새는 그런 생각 안한다. 1구에 쳐도 아웃되면 된다는 마음이다. 포수 미트만 보고 던진다"며 "오늘 볼넷도 주고 초반엔 좋지 않았는데, 점점 분위기가 좋아져서 만족스러운 피칭이었다"고 돌아봤다. 특히 8회말 무사 1루에서 레이예스의 병살타 상황에선 직구만 6개 연속 던진데 대해 "직구만으로도 상대해도 자신있었다"며 패기를 발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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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세례를 받은 채로 더그아웃에 들어오는 그를 김광현이 기쁘게 안아줬다. 김건우는 "너무 감동이다. 뭉클하다"며 울컥한 속내도 전했다.
인천=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