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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야구 선수에게 있어 1군 데뷔 첫 안타, 첫 홈런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 하물며 입단 4년만에 친 한방이라면.
이날 LG는 경기 막판까지 공격의 고삐를 놓치지 않았다. 5-2로 앞선 8회에도 신민재의 도루, 박동원의 적시타, 박해민의 볼넷, 구본혁의 2타점 3루타가 쉴새없이 터지며 롯데 마운드를 초토화시켰다.
여기에 1번타자 홍창기 대신 타석에 들어선 선수가 문정빈이었다. 2022년 2차 8라운드(전체 77번)에 입단한 외야수, 1m86에 98㎏라는 당당한 체격에서 나오는 힘이 좋은 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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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추세상 올시즌 1군에서 기회를 얻었고, 스프링캠프부터 만만찮은 타격으로 염경엽 LG 감독의 눈길을 끌었다.
그러더니 개막 시리즈 2차전에서 대뜸 대타 홈런을 쳐버린 것. 문정빈으로선 속내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상대의 실투를 정확히 노려쳤고, 왼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가 무려 130.4m, 타구 속도는 174.1㎞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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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문정빈은 "맞자마자 넘어갈 것 같긴 했다. 근데 처음이라 뛰면서도 좀 얼떨떨했다"고 홈런 직후의 심경을 전했다. "몸쪽이나 가운데 공을 노려서 칠 생각이었다. 마침 그런 공이 왔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오늘 나갈지는 몰랐지만, 준비는 하고 있었다. 나가서 좋은 결과가 나왔고 팀 승리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수 있어 영광이다. 첫 타석이다 보니까 사실 다리가 내 다리가 아닌 것 같이 너무 긴장됐다. '결과는 생각하지 말고 네가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라는 선배와 형들의 말씀 덕분에 좋은 타격이 나왔다. 감사드린다."
LG 구단 측은 급하게 해당 야구공을 잡은 팬을 수소문했다. 다행히도 공을 잡은 주인공은 LG의 열성 팬이었다. 그는 '문정빈의 데뷔 첫 홈런, 안타'라는 말에 흔쾌히 홈런볼을 돌려줬다. 문정빈은 사인볼과 함께 찍은 사진으로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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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