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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강약약강'은 흔히 듣기 좋은 말이 아니다. 강자한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하다는 '기회주의자'를 일컫는 표현이다.
이승엽 감독은 이들에게 당근을 주지 않았다. 적어도 미디어를 통해서는 채찍질에 매진했다. 이들에게 매우 높은 수준을 요구했으며 이대로는 1군에서 못 쓴다는 메시지를 자주 전달했다.
예를 들어 5선발 후보였던 김유성에게는 "이렇게 볼볼볼 해선 선발투수 못한다"고 했다. 좌익수와 내야수 경쟁자들을 향해선 "이들의 시즌은 이미 캠프에서 시작이다. 간절한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자신들이 어떤 위치인지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경종을 울렸다. 캠프를 마치고 시범경기에 들어와서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끊임없는 긴장 분위기를 조성했다.
반면 이미 증명이 된 선수들에겐 한없이 너그러웠다. 페이스가 늦어도 '적어도 미디어를 통해서는' 당근만 공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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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김택연은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에서 공 13개로 삼진 3개를 솎아냈다. 김재환은 3점 홈런을 폭발했고 어빈은 리그 최고 외인이 될 것 같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이승엽 감독은 올해 3년차이자 계약 마지막 해다.
이승엽 감독은 "저는 개인적인 각오는 없다. 그냥 우리 두산 베어스가 예전의 그 명성을 되찾도록 선수들과 힘을 합치겠다. 그저 두산이 한 번이라도 더 이기도록, 매년 매년 더 높은 성적을 올려야 된다는 생각을 당연히 할 뿐이다. 재계약 이런 건 전혀 상관이 없다. 단 눈곱만큼도 생각하지 않는다. 2025년도에 우리 두산 베어스가 많은 박수와 응원을 받을 수 있는 팀이 되면 좋겠다"며 응원을 당부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