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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률 "올해 50경기 이상 등판…두산 타자 만나면 웃음날 수도"

기사입력 2025-01-09 16:22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LG 트윈스로 이적한 김강률이 8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강률이 8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사진 촬영하고 있다. [LG 트윈스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강률이 8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 2025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단상을 바라보고 있다. [LG 트윈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07년 두산서 프로 생활 시작해 첫 FA 자격 얻어 LG로 이적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18년 동안 잠실야구장에 도착해 1루 쪽 두산 베어스 라커룸으로 향하던 김강률(36)이 이제는 발걸음을 3루 쪽 LG 트윈스 라커룸으로 옮긴다.

그라운드를 가로지르면 1∼2분에 도달할 수 있는 거리다.

하지만, 잠실야구장 1루 쪽 라커룸을 떠나 3루 쪽 라커룸으로 이동한 건 인생을 바꿀만한 변화다.

2007년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2차 4라운드 26순위로 두산에 지명돼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강률은 30대 중반에 처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잠실 라이벌' LG로 이적했다.

LG는 지난해 12월 13일 "오른손 불펜 김강률과 3+1년 최대 14억원(계약금 5억원·연봉 최대 9억원)에 FA 계약을 했다"고 발표했다.

LG 트윈스 2025 신년 인사회가 열린 8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김강률은 "LG와 계약한 뒤 계속 잠실구장에서 개인 훈련을 했다"며 "아무래도 잠실을 같이 홈을 쓰니, LG 선수들은 더 낯이 익다. LG 구단 직원들의 얼굴도 익숙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순간도 곧 맞이한다.

김강률은 "두산에서 다른 팀으로 이적한 타자들을 상대한 적은 많다. 그런데 내가 막상 두산 타자를 상대로 공을 던져야 한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묘하다"며 "몇몇 선수를 보면 웃음이 날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던지겠다"고 밝혔다.

LG는 2025년 성적과 육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고 벼른다.

불펜에도 '육성의 대상'이 있다.

하지만, 팀 성적을 위해서는 젊은 불펜진이 성장할 때까지 우산 역할을 할 베테랑이 필요하다.

승리조 함덕주와 유영찬이 수술을 받아 전반기 출장이 불투명한 터라 불펜 보강이 시급하기도 했다.

결국 LG는 FA 시장에서 KIA 타이거즈 출신 장현식에 이어 김강률을 영입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김강률, 장현식, 김진성이 전반기에 불펜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며 "3명이 전반기를 잘 막아주면, 성장한 불펜들이 필승조로 가세하고 부상자들도 복귀해 우리 전력이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강률은 지난해까지 KBO리그에서 448경기에 등판해 26승 14패, 46세이브, 56홀드, 평균자책점 3.81을 올렸다.

2024년 성적은 53경기 2승 2패, 1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3.00이다.

염 감독은 여전히 시속 150㎞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던지는 김강률을 필승조로 분류했다.

김강률도 염 감독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

그는 "결과를 보여드리고 싶다. 기대에 부응하도록 잘 준비하겠다"며 "LG가 나를 영입한 이유를 잘 안다. 최소 50경기에는 등판하겠다는 마음으로 준비 중"이라고 화답했다.

김강률은 김광현(SSG 랜더스), 양현종(KIA) 등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투수들과 같은 해에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김광현, 양현종은 일찌감치 FA 자격을 얻었고, 미국 메이저리그 무대에도 올랐다.

하지만, 더 많은 입단 동기가 FA 신분을 한 번도 누리지 못하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김강률은 "선수 생활하면서 수술도 받는 등 부상이 잦았다. 그런데도 FA 자격을 얻고, 계약까지 해 뿌듯하다"며 "FA 자격 획득이 불가능해 보이던 때도 있었다. 불가능한 걸 해냈으니 더 좋은 성적을 내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자신을 다독였다.

jiks79@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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