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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10점 차에 나갔는데, 그 상황에서도 공을 잡는 게 부담이 되는거에요. 진짜 이러면 안되겠다. 답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형우도 이를 악물었다. 더이상 물러날 수 없다. 이제 내년이면 입단 5년 차. 더이상 유망주라는 이름으로 갇혀있을 수만은 없는 시점이다. 아직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지만, 일단은 입대 전까지 1군에서 자신의 것을 어느정도는 만들어가고싶은 욕심이 있다.
시즌이 끝난 후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캠프에서도 집중 조련을 받은 포수가 바로 조형우였다. 코칭스태프도 이제는 조형우가 해줘야 할 시점이라고 2025시즌을 바라보고 있다. 이번에도 기회를 잡지 못한다면, 그 다음을 장담할 수 없다. 무한정 기회가 주어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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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우는 "1년의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뭐 해보지도 못하고 끝난 것 같았다. 저는 애초에 조금이나마 그런 기회가 저에게 온 것 자체가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잡아야하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자책하면서도 "변명은 없다"고 했다. 그는 "기회가 얼마가 됐건 잡았어야 하는데, 못잡은 것도 결국 나다. 시즌 초반에는 타격감도 좋았고 자신감이 있었는데, 수비에서 꼬이다 보니까 자신감이 사라졌다. 저 자신부터가 불안했고, 남들이 봤을때 어떻게 생각할까를 신경썼다. 코치님들에게도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멘털적인 문제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덤덤하게 돌아봤다.
그러다 어느새 시즌 후반부가 됐다. 2024시즌은 조형우에게 제대로 덤벼보지도 못하고 끝난 시간이다. 조형우는 "2군에서 준비를 잘했다고 생각했는데도, 콜업 돼서 올라가면 똑같은 것만 반복하고 있었다. 마지막쯤엔 스스로 너무 짜증이 나더라. 10점 차에 나갔는데도 공 잡는 게 부담되는 나를 봤다. 진짜 이러면 답이 없었다. 그냥 편하게 생각하자. 어차피 선발로 나가는 게 아니라면, 뒤에 나가니까 그냥 흐름을 이어간다고만 생각하자고 수차례 스스로 주문했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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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의 기대는 알고있다. 그래서 더 미안한 마음도 컸다. 조형우는 "팬분들의 관심은 감사하다. 저도 제가 잘해야 하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런데 제가 제 자신에게 맨날 지는 것 같다. 제 스스로 부담을 준다. 팬분들의 기대가 부담이 되는 것은 아니고, 그냥 제 자신이 문제였던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막강한 경쟁자도 생겼다. SSG는 이번 신인드래프트에서 강릉고 포수 이율예를 지명했다. 고교 포수 중 최고라는 평가를 들었고, 근래 보기 드문 강한 어깨를 지닌 최대어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이율예는 마무리캠프에서도 고교생 답지 않은 에너지를 분출하며 시선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조형우는 "처음에는 그런 신인이 들어온다고 해서 두렵기도 했다. 저보다 훨씬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저보다 어린 선수가 상위 라운드로 들어오면, 저 또한 자극이 되고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동시에 들었다. 저도 이제 정신 차려야한다"고 웃으면서 "율예는 실력을 떠나서 마인드 자체가 벌써 신인답지 않다. 벌써 프로같은 면이 있다. 저도 그런 생각을 한지 얼마 안됐는데, 벌써 적응도 다 한 것 같고 대단하다"며 후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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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우는 "이제 진짜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다. 무조건 잡아야한다. 지금까지는 무작정 '잘해야한다'는 생각이었는데, 그것 때문에 무너졌다. 이제는 계획을 세밀하게 세워서 간절하게 덤벼보고 싶다. 제가 잘할 수 있는 모습을 계속 이미지트레이닝하면서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게끔 해야할 것 같다"며 2025시즌 자신의 모습을 머릿 속으로 수없이 그렸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