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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선수가 원하면, 우리는 무조건 보내준다."
키움 히어로즈도 김혜성의 미국 진출을 간절히 원한다. 단지 '돈' 때문이 아니다. 선수의 꿈을 응원하는 것이다.
키움에서 8시즌을 뛴 김혜성은 올시즌을 끝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포스팅 신청 자격을 얻었다. 김혜성은 앞으로 한달 동안 메이저리그 30개 팀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협상 가능 기간은 미국 동부표준시 기준으로 5일 아침 8시부터 내년 1월 3일 오후 5시까지다. 한국과 시차는 14시간이다. 한국 시간으로는 1월 4일 오전 7시까지다.
김혜성이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한다면 키움 소속 선수로는 강정호, 박병호, 김하성, 이정후에 이어 5번째 역사를 이루게 된다. 본의 아니게 키움은 과연 얼마의 돈을 벌까로 1년 만에 다시 한번 관심을 받게 됐다.
지난해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1300만달러라는 엄청난 계약을 체결하며 키움에 '대박'을 안겼었다. 당시 이정후의 이적 보상금만 무려 1882만5000달러였다. 최근 급등한 환율로 계산하면 약 265억원에 달하는 거액이다. 키움 한 시즌 선수단 연봉 총액의 3배에 가까운 큰 돈이다.
물론 시장 상황과 김혜성의 능력치를 봤을 때 이정후 만큼의 대박을 기대하기는 무리다. 하지만 김혜성도 만약 메이저리그 구단 입단에 성공한다면, 키움에 쏠쏠한 금액을 안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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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만 달러 이하일 경우 총액의 20%가 포스팅 비용이다. 2500만~5000만 달러의 경우 2500만 달러의 20%(500만 달러)와 2500만 달러 초과 금액의 17.5%가 더해진다. 5000만 달러가 넘어갈 경우 2500만 달러의 20%(500만 달러)와 2500만~5000만달러의 17.5%(437만 5000달러), 5000만 달러 초과금액의 15%가 원소속 구단이 받는 금액으로 책정된다.
중요한 건 키움의 의사다. 포스팅은 FA와 다르다.
선수의 뜻대로만 이뤄지는 게 아니다. 원 소속 구단이 반대하면, 선수는 메이저리그에 갈 수 없다. 그래서 이적료, 보상 규모가 초미의 관심사일 수 밖에 없다. 애지중지 키운 선수를 '헐값'에 보내고 싶은 구단은 단 한군데도 없다.
그래서 올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입단한 고우석의 경우도 LG 트윈스가 처음에는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하지만 빅리그 도전에 대한 선수의 열망과 의지를 꺾을 수 없어 마지못해 허락을 한 케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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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형욱 단장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고 단장은 "선수의 꿈이 있고, (메이저리그 도전에 대한) 의지가 대단하다. 우리 구단은 보상금이 얼마가 될지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어떤 조건이라도 김혜성이 가고싶다고 하면, 우리는 무조건 보내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고 단장은 이어 "시장은 예측 불가능하다. 이정후도 작년 그렇게 좋은 대우를 받을지 누가 알았는가. 김혜성의 계약도 지켜봐야 한다. 결국 마지막 결정은 선수가 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 결정을 무조건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MLB.com은 '김혜성은 KBO 최고 타자 중 한 명'이라며 '키움 히어로즈에서 8시즌 동안 타율 0.304 출루율 0.364를 기록했다. 지난 7시즌 동안 도루를 20개 이상 기록했다. 2021년에는 46도루를 기록했다. 좌타자 김혜성은 올 시즌 11홈런 30도루에 타율 0.326 출루율 0.383 장타율 0.458을 기록했다'고 세부 성적을 소개했다.
수비력도 강조했다. MLB.com은 '김혜성은 2022년과 2023년에 골든글러브 2루수, 2021년에는 유격수에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을 정도로 강력한 센터라인 수비수'라고 호평했다.
MLB.com은 '시애틀 매리너스가 김하성에게 관심이 있는 팀 중 하나'라고 세간의 관심을 전했다. 이어'시애틀의 2루수는 2024년 타율 0.209, OPS(출루율+장타율) 0.658에 삼진율 27.1%를 기록했다. 김혜성은 KBO 통산 3819타석에서 삼진율 16.3%를 기록했다'고 비교우위를 설명했다.
메이저리그 이적시장을 다루는 '메이저리그 트레이드루머스(MTR)'는 김혜성을 스토브리그에서 주목할 26위 FA로 평가했다. MTR은 김혜성의 계약 규모를 3년 2400만달러(약 340억원) 수준으로 전망하며 "김하성이 샌디에이고에서 받은 2800만달러를 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MTR은 김혜성의 행선지로 시애틀 매리너스, LA 에인절스,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예상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