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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FA 시장도 '보이지 않는 손'의 지배를 받으며 상대성이 작동한다.
최대어 후안 소토의 몸값이 6억달러를 넘어선다는 예측은 이같은 두 가지 원칙에 기인한다. 김하성도 마찬가지다. 시장 수요가 결코 작지 않다는 게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의 설명이다.
오른쪽 어깨 수술을 받은 김하성의 시장 가치가 이전과 달라질 것이 없으며, 상당수의 구단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직 김하성을 향해 본격적인 몸값 싸움이 전개되는 것은 아니다. FA 시장은 보통 톱클래스 선수들의 계약이 완료돼야 다음 등급 선수들이 매물로 본격 등장한다. 내야수 시장의 톱클래스는 윌리 아다메스와 알렉스 브레그먼이다. 이들보다 김하성이 먼저 계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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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김하성과 직접적인 비교가 될 수 있는 계약이 지난 주말 나왔다. LA 다저스가 전천후 야수 토미 에드먼과 5년 7400만달러(약 1033억원)에 연장계약을 했다. 에드먼은 내년 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얻기 때문에 이번 계약은 연봉조정자격 1년과 FA 연한 4년을 커버한다. 다저스가 사실상 FA 계약에 준하는 선물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에드먼은 김하성과 여러 면에서 닯았다. 우선 나이다. 둘 다 1995년 생인데, 에드먼의 생일이 5개월 정도 빠르다.
스탠포드대 3학년이던 2016년 드래프트 6라운드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지명을 받고 입단한 에드먼은 2019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날카로운 타격과 안정적인 수비로 금세 주전을 꿰찼다. 2021년에는 리드오프로 나가 타율 0.262, 11홈런, 56타점, 91득점, 30도루, OPS 0.695를 마크하며 2루수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공격에서 커리어 하이는 2022년으로 타율 0.265(577타수 153안타), 13홈런, 57타점, 95득점, 32도루, OPS 0.725, bWAR 6.2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3년 타율 0.248, 13홈런, 47타점, 69득점, 27도루, OPS 0.705로 하락세를 타더니 올시즌에는 부상까지 겹치는 바람에 그대로 주저앉는 것 아니냐는 걱정의 시선까지 받아야 했다.
그러나 지난 여름 다저스로 트레이드되면서 운명이 바뀌었다. 스프링트레이닝서 오른쪽 손목을 다친 에드먼은 부상자 명단서 시즌을 맞았고 막바지 재활을 하던 7월 30일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8월 20일 복귀해 정규시즌서 37경기에 출전했다. 주로 중견수를 보면서도 유격수도 맡았다. 타율 0237, 6홈런, 20타점, 20드겆ㅁ, 6도루, OPS 0.711을 기록한 에드먼이 진가를 발휘한 것은 포스트시즌에서다. 특히 뉴욕 메츠와의 NLCS에서 타율 0.407, 1홈런, 11타점, OPS 1.022를 마크하며 시리즈 MVP에 올랐고,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에서도 홈런과 타점 1개씩, 6득점, OPS 0.988의 맹타를 휘둘렀다. 이번에 연장계약을 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가을야구 활약 덕분이라고 보면 된다.
김하성은 주포지션이 유격수지만, 2루수와 3루수를 두루 볼 수 있는 전천후 내야수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2023년 골드글러브를 받은 것도 유틸리티 부문이다. 또한 2022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주전 유격수로 자리잡았고, 2023년 커리어 하이를 보낸 뒤 올해 부상으로 주춤했다는 것도 에드먼과 비슷하다.
다만 부상 시기에서 김하성이 불운했다. 그는 지난 8월 쿠어스필드에서 1루로 급히 귀루하다 어깨를 다치는 바람에 시즌 막판 40경기와 포스트시즌에서 뛰지 못했다.
그렇다고 폭락 수준은 아니다. 김하성과 관련해 언급되는 구단은 원소속팀 샌디에이고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다. 이 정도면 암울한 상황은 아니다. 계약기간이 관건인데, 에드먼과 같은 5년 계약이라면 총액 1억달러도 가능하다고 보는 매체도 있다. 팬그래프스가 5년 1억달러를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매체들은 2년 계약에 옵트아웃을 제시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윈터미팅(12월 10~13일) 이후 김하성의 계약이 이뤄질 공산이 커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