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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롯데도 이제 우승할 때 되지 않았나. 내가 보탬이 되고 싶다."
정철원은 이날 '팀 양준혁'의 일원으로 경기에 나섰다. 야구공 대신 배트를 잡았고, 멋진 유격수 수비를 선보였다. 롯데 선수로서의 첫 타석에선 자선경기 유니폼을 벗어던지고 그 안의 롯데 유니폼으로 경기를 펼치는 자체 세리머니를 보여줬다. 첫 타석에선 뜬공이었지만, 다음 타석에선 좌익수 키를 넘기는 장타를 때리는 등 제법 날카로운 방망이로 팬들을 즐겁게 했다.
이번 행사 참여를 약속할 때까지만 해도 두산 베어스 선수였다. 이대호 조성환을 비롯해 정훈 한동희 나승엽까지, 롯데 전현직선수들이 속한 '팀 로이스터' 대신 팀 양준혁에 속한 이유다.
롯데로선 비교적 포화 상태였던 외야를 내주고 불펜과 내야의 약점을 메운 트레이드다. 올한해 부진을 겪은 정철원과 김민석이 유니폼을 맞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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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구위나 구속의 문제는 아니라는 게 야구계의 시선. 결국 2년만에 김태형 감독과 다시 만난 정철원이 스스로를 얼마나 다잡느냐에 달렸다.
경기전 만난 정철원은 "오늘 대회 때문에 부산에 내려올 예정이었던 건데, (트레이드가 되서)온 김에 부산에 집도 알아보고 아내랑 이사 준비도 했다. 이제 부산이 홈구장이니까"라며 웃었다.
트레이드 후 김태형 감독은 "너무 부담갖지 마라, 너 하던 거 잘하면 된다"며 그 다운 격려를 건넸다고. 정철원은 "김태형 감독님과 함께 할 때 신인상 받았으니까,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내게 뭐가 부족한지 생각하면서 힘든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이제 올시즌은 끝났다. 내가 뭘 바꾸고 보완한다기보단, 아프지 않고 오래오래 롯데에서 야구하는게 최우선 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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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김)원중이 형, (박)세웅이 형은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를 함께 다녀와서 친하다. 이사나 부산에 대해서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보라고 하더라. 또 두산에 계시던 코치님들이 많더라. 적응하는데 문제는 없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제 새로운 시즌에 잘하는 것만 남았다.
"이제 롯데가 우승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거기에 보탬이 되고 싶다. 열심히 해보겠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