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라도, 헤이수스 왜 포기했냐고? 몸값 10억이라고 무시 말라, ABS 완벽 맞춤형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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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ABS 시대 맞춤형 영입?

키움 히어로즈는 정말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다른 팀들이면, 어떻게든 재계약하고 싶어할 최고의 원투펀치를 다 포기했다. 후라도와 헤이수스. 두 사람 모두 두자릿수 승리에, 퀄리티스타트를 밥먹듯 했다. 후라도 23번, 헤이수스 20번. 이렇게 훌륭한 투수들과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다.

구단 방향성 때문이다. 키움은 올시즌 활약으로 몸값이 훌쩍 뛴 두 사람을 다 잡을 사정이 아니었다. 여기에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으로 더 약해질 타선을 대비해 외국인 타자 2명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투수 한 자리도 후라도, 헤이수스가 아니었다. 새 얼굴 로젠버그였다.

미국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 40인로스터에 포함된 선수. 일단 여기서 기대가 된다. 그런데 몸값이 70만달러(약 10억원). 수준급 선수들은 100만달러 중반대 금액도 훌쩍 뛰어넘는 판에, 키움이 지나치게 '가성비'만 생각한 거 아니냐는 의심을 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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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키움이다. 대기업 구단만큼 돈은 못 써도, 선수 보는 눈은 기가 막히다. 당장 올해 뛴 도슨, 헤이수스만 해도 '특급 가성비' 외인들이었다.

그러니 또 로젠버그에 대한 기대가 된다. 동영상의 시대. 로젠버그가 투구하는 영상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캐릭터가 명확하다. 공은 빠르지 않다. 직구 최고구속은 90마일(약 145km)을 살짝 넘는 수준이다. 메이저리그 기준으로는 정말 느리다.

그런데 제구가 기가 막히다.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변화구 구사 능력도 매우 좋다. 그 변화구를 원하는 곳으로 꽂는 스타일이다. 특히 좌타자 상대로도 던지는 체인지업의 위력이 대단했다. 폼도 매우 간결하다. 힘을 들이지 않고 던지는 느낌. 큰 부상이나, 어깨와 팔꿈치에 무리가 없을 스타일이다. 불펜이 아닌 선발로 커리어를 쌓았기 때문에, 투구 체력 문제도 없을 전망이다.

ABS 시대 맞춤형 투수로서의 향기가 난다. KBO리그는 올해 ABS를 처음 경험했다. 스트라이크존 사각 가장 바깥쪽을 지배하는 투수들이 매우 유리했다. 그쪽으로 공이 가면 타자들은 알고도 못 친다. 로젠버그는 직구든, 변화구든 그 위치로 공을 던질 능력을 갖춘 선수로 보인다. 그렇다면 몸값 대비 엄청난 활약을 해줄 가능성이 있다.

헤이수스도 그랬다. 헤이수스는 파워피처인데, 와일드한 투구폼에서 제구가 아주 정교하지 않은 게(?) 오히려 ABS에서 강점이 됐다. 존 구석으로 꽂히는 공들에 타자들이 속수무책 당한 케이스였다.


김용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