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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처음으로 몸의 스피드가 현저히 떨어지는 것을 느꼈어요. 그때 처음 은퇴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이후 다시 NC 다이노스를 거쳐 2023시즌을 앞두고 FA 계약을 맺어 한화 이글스로 이적했다. 한화에서 2시즌을 뛴 이명기는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1군 출전 18경기에 그쳤고,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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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진 합류 후 이명기 코치는 유망주급 위주로 꾸려진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캠프에서 강병식 타격코치를 보조하는 역할을 맡았다. 야구 선배이자 가장 최근까지 현역으로 뛰었던 형으로서 어린 선수들에게 친근한 조언들도 아끼지 않았다.
이명기 코치는 "올해 한화 2군에서 오래 있으면서, 정말 오랜만에 퓨처스리그를 많이 뛰었다. 어린 후배들을 지켜보면서 저 어렸을때 생각도 많이 났다. 제가 생각했을때는 제가 그 나이일때보다 지금 후배들이 잘하는 것 같은데, 자리를 못잡고 있으니 안타깝더라. 좋은 것을 굉장히 많이 가지고 있는데 그걸 보여주지 못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그때 지도자가 될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 전까지는 코치가 되고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고 코치로 변신한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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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들이 이렇게까지 디테일하게 많은 것들을 준비하는지 몰랐다"며 혀를 내두른 신입 코치는 '디테일 끝판왕' 강병식 코치에게 많은 것들을 배우면서 첫 캠프를 무사히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는 "강병식 코치님은 오래 코치 생활을 하셔서 아는 것도 많고, 타격에 대한 지식도 정말 깊으시다. 그래서 많이 배운다. 또 기술 뿐만 아니라 선수들에게 다가가는 방법도 많이 알려주신다. 저는 아직 선수 티를 못벗어서 직설적으로 말을 하는 편인데, 코치님이 부드럽게 다가가는 방법에 대해 직접 보여주신다. 저도 정말 도움이 많이 된다. 저는 정말로 이번 캠프에 온 것에 대해서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코치들의 캠프 일과는 하루종일 정신이 없다. 투자하는 시간만 보면 선수들보다 더 긴 시간을 쏟아야 한다.
이명기 코치는 "생갭다 일이 많다. 훈련 앞뒤로 1시간씩 일찍 나오고, 늦게 들어간다. 또 훈련이 끝나고도 선수때는 쉬면 되는데, 다음날 훈련 스케줄 회의도 해야하고 이런 일들이 많다. 하지만 저는 힘든 것은 모르겠다. 피곤한건 있는데, 진짜 힘든건 운동하는 선수들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그냥 다 새롭고 재미있다"면서 코치로 참가한 첫 캠프에서 느낀 가장 놀라운 에피소드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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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가까이 선수 생활을 하며 많은 코치, 감독들을 겪었고 또 느꼈다. 이명기 코치는 "자리를 잡은 후에는 자기가 알아서 하기 때문에 코치가 중요하지 않더라. 그런데 어렸을때는 지도자를 잘 만난다기 보다, 못 만나면 안된다. 잘못 만나서 잘못되는 경우를 많이 봤다"면서 "기술적인 부분은 1군 선수나 2군 선수나 종이 한장 차이라고 생각한다. 안될때 이겨내는 능력도 중요하기 때문에 선수들에게도 눈 똑바로 뜨고 이겨내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마음이 약한 선수들이 많더라. 다들 잘 이겨내서 정말 잘했으면 좋겠다. 지금 나는 그런 마음"이라며 선수들을 진심으로 격려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