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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대만)=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생각지 못했던 시나리오다.
지난 가을야구에서 고영표는 전천후 활약을 펼치며 KT의 업셋에 일조했다. 두산과의 와일드카드결정전에서 1이닝을 소화했고,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선 선발-구원을 오가며 지친 마운드에 힘을 보탰다.
우완 사이드암으로 대만 타자들에 낯선 유형은 아니지만, 가을야구에서 보여준 뛰어난 컨트롤과 운영 능력에 기대를 걸었다. 류 감독은 "고영표의 체인지업에 대만 타자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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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석이 매진된 타이베이돔. 1회말 마운드에 오른 고영표는 선두 타자 천천웨이를 3구 만에 2루수 땅볼로 잡았고, 린리 역시 초구에 2루수 땅볼을 유도,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천제슈엔에 볼넷을 내줬으나, 4번 린안커를 3구 삼진으로 잡으면서 기분 좋게 출발했다. 류 감독의 예상대로 대만 타자들이 낮은 코스 체인지업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두 번은 통하지 않았다.
2회말 선두 타자 주위센을 1루수 땅볼 처리할 때까진 좋았다. 판제카이에 2루수 왼쪽 내야 안타를 내줬으나 린쟈정에 삼진을 뽑아내면서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하지만 리카이웨이에 우전 안타를 맞았고, 쟝쿤위에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면서 분위기가 미묘하게 흘러갔다. 최일언 투수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안정을 노렸으나, 천천웨이는 고영표의 초구를 공략, 우측 담장을 넘기는 만루포로 연결했다. 이어진 타석에서 린리도 초구를 공략해 우월 직격 2루타를 만들었고, 천제슈엔마저 2구 만에 우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 고영표의 공을 공략했다. 고영표는 린안커에게 다시 좌측 담장 앞까지 가는 타구를 허용했으나, 홍창기의 호수비로 겨우 이닝을 마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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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대만)=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