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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KT는 왜 군대 가는 선수를 보상 선수로 지명했을까.
KT 위즈의 첫 번째 선택은 한화 이글스 우완 투수 한승주였다.
12일 일본 와카야마 마무리 캠프에 25인 보호 선수 명단이 도착했고, KT 나도현 단장과 이강철 감독, 그리고 코칭스태프는 장시간 회의 끝에 보상선수로 파이어볼러 한승주를 결정했다. 여러 후보 선수를 놓고 격론이 벌어졌는데, 결국 마운드 강화를 선택했다.
여기서 생기는 궁금증 하나. KT는 왜 군대에 가는 한승주를 선택했을까. 한승주는 상무 합격 통보를 받아 12월 입대를 앞두고 있다. 내년 시즌은 완전 물 건너가고, 2026 시즌 중반에야 복귀해 KT 유니폼을 입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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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팀이든 당장 쓸 수 있는 선수를 보상 선수로 지목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KT는 왜 이런 파격을 선택했을까.
두가지 이유로 압축해볼 수 있다.
먼저 자신감이다. KT는 안 그래도 박영현을 필두로 손동현, 김민수, 이상동, 우규민 등 필승조가 많다. LG에서 나온 최동환도 영입했다. 여기에 이번 일본 와카야마 마무리 캠프에서 강건, 전용주, 원상현, 문용익이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그 중 강건과 전용주는 당장 필승조로 투입돼도 전혀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장 써야할 선수를 뽑는다며 무리를 할 바에는, 1년 반을 기다리더라도 주어진 선택지 중 최고의 카드를 뽑는 게 낫다는 판단을 했다. 미래를 위한 투자다. 선발, 불펜 풍부한 팀 사정이 이런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줬다.
또, KT가 급하지 않은 투수 포지션에 집중한 데는 한화 야수 중 뽑을 선수가 정말 없었다는 결론으로도 이어진다. 바꿔 말해 한화가 보호 선수를 정말 잘 묶어 정말 뽑을 선수가 없었다고 해석될 수 있다.
비슷한 예가 있다. 키움 히어로즈가 지난해 1월 FA 한현희를 롯데 자이언츠로 떠나보낸 보상으로, 상무 입대가 예정됐던 '광속 사이드암' 이강준을 지명했다. 이강준은 상무에서 체계적인 운동으로 구속을 엄청나게 끌어올려, 현재는 150km 중반대 구속을 찍는다. 부상으로 낙마했지만 프리미어12 훈련 명단에도 합류했다. 한승주 역시 상무에서 제대로 운동을 하면, 150km를 훌쩍 넘는 공을 던질 가능성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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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단장은 "투수진 뎁스 강화를 위한 영입"이라며 "최고 148km대 구위 좋은 직구를 바탕으로 슬라이더와 커브, 포크볼 등 다양한 변화구들을 존 안에 투구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유망주"라고 지명 이유를 밝혔다. 이어 "우리는 한승주를 선발 자원으로 보고 있다. 엄상백도 상무에 다녀온 후 급성장했다. 한승주 역시 상무에서 열심히 운동을 하고 돌아와 선발진의 한 축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번 지명이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한편, KT는 16일에는 심우준과 함께 한화로 떠난 엄상백의 보상 선수를 받기 위해 한화로부터 다시 한 번 25인 보호 선수 명단을 넘겨받는다. 한화에서 1명의 선수를 더 뽑을 수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