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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최고의 무대에서 다시 만나기 까지 무려 31년의 세월이 걸렸다.
우선 KIA와 삼성은 역대 최다 우승 1,2위를 기록중인 명가 중 명가다.
KIA가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11차례 우승으로 V12에 도전한다. 마지막 우승은 2017년으로 7년 만의 우승 도전이다.
재계 라이벌 간 자존심도 걸렸다.
야구적으로는 정규시즌 1위 KIA에게 삼성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형국.
하지만 재계순위 부동의 1위는 삼성라이온즈의 모기업인 삼성그룹이다. 최근 반도체 이슈로 살짝 주춤한 삼성전자의 분위기를 인기절정 야구 우승을 반등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KIA타이거즈의 모기업 현대자동차그룹은 삼성 SK에 이어 재계서열 3위지만 재계 순위 1위를 향해 폭발적으로 성장해가는 그룹. 야구단 V12는 미래산업 재편을 주도할 모 기업 성장가도에 있어 그룹 전체의 에너지를 크게 확장시켜줄 동력이 될 전망. 그만큼 상대적으로 그룹 내 관심도 뜨겁다.
영호남을 대표하는 명문구단이다보니 팬들의 화력 대결도 뜨겁다. 양팀은 과거 동서 간 지역감정 속에 과열된 팬심으로 몸살을 앓은 적도 있다. 1986년 대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해태 구단 버스가 일부 관중의 방화로 불에 타는 불미스러운 사건도 있었다.
지역감정이 긍정적 방향으로 승화된 현재도 라이벌 의식 만큼은 또렷하게 남아있다. 매 경기 만원관중은 당연한 일. 관중석을 가득 메울 양 팀 팬들의 뜨거운 응원전도 그라운드 대결만큼 흥미진진한 볼거리다.
시리즈 향방을 가늠할 1차전. 72.5%의 우승 확률을 품고 있다. 과연 누구에게 돌아갈까.
2024 한국시리즈 1차전에 나설 선발 투수는 제임스 네일(KIA 타이거즈)과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으로 낙점됐다. KIA 이범호 감독과 삼성 박진만 감독은 20일 광주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를 통해 1차전 선발 투수로 두 선수를 각각 지목했다.
2024 KBO리그를 대표하는 외인 vs 토종 선발 간 맞대결이 성사됐다.
올해 KIA 유니폼을 입은 네일은 26경기 149⅓이닝을 던져 12승5패,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부문 다승 1위 투수다. 지난 8월 2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투구 도중 맷 데이비슨의 타구에 맞아 턱관절 골절상을 해 수술을 받고 시즌아웃 가능성까지 점쳐졌으나, 불굴의 의지로 재활에 성공해 한국시리즈 무대에 서게 됐다.
원태인은 28경기 159⅔이닝에서 15승6패, 평균자책점 3.66이었다. 올 시즌 다승 1위를 기록한 그는 지난 15일 대구에서 펼쳐진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등판, 6⅔이닝 7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로 승리 투수가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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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만 감독은 "원태인은 두 말할 필요 없는 다승 1위 투수다.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왔는데 로테이션상 나서야 할 순서다. 다승 1위로 믿음이 가는 투수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두 투수 모두 올 시즌 정규시즌 맞대결에서 승패 없이 물러난 게 이채롭다.
네일은 삼성전 2경기에서 11이닝을 던졌으나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4.09였다. 원태인은 KIA전 2경기 12이닝 평균자책점이 2.25로 준수했으나, 네일과 마찬가지로 승패가 없었다.
관건은 경기력. 정규시즌과 달리 단기전으로 치러지는 한국시리즈에서의 부담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네일은 그동안 단계별 투구 프로그램과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 회복에 애를 썼다. 하지만 부상 후 두 달여 만에 나서는 첫 실전인데다 한국시리즈 1차전이라는 부담감을 이겨낼지가 관건이다.
플레이오프 1차전 이후 충분한 휴식기를 가졌던 원태인이지만 적지에서 이뤄지는 가을야구 두 번째 등판에서 같은 퍼포먼스를 보여줄지는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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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전 승리팀이 2차전까지 잡았을 때 우승 확률은 90%에 달한다. 1차전 승리가 가진 의미가 그만큼 크다. 최고의 외인과 최고의 토종 간의 맞대결이 흥미로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