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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천순연→분위기 반전? 그럴리가… '8위→2위' 퀀텀점프 이끈 두가지, 삼성은 믿는 구석이 있다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4-10-15 14:50


우천순연→분위기 반전? 그럴리가… '8위→2위' 퀀텀점프 이끈 두가지, …
1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 LG와 삼성의 경기, 8회초 2사 1루 삼성 3루수 김영웅이 LG 박동원의 강습타구를 호수비로 처리해 이닝을 끝낸 후 미소짓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10.13/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예기치 못한 우천순연. 하루 미뤄 치러지는 2차전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과 LG 모두 우천순연으로 인한 득실계산과 향후 전략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차전에서 패한 '추격자' LG의 표정이 살짝 더 밝다.

KT와의 준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치르면서 지친 선수단이 꿀맛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2차전 선발을 가장 좋은 카드인 손주영으로 바꿀 수 있게 된 점은 가장 큰 호재. 5차전이 성사될 경우 최원태 대신 손주영을 내보낼 수 있다.

LG 염경엽 감독은 순연이 결정된 뒤 "하루 쉬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우천취소가 됐다. 마침 비가 와줘서 조금은 도움이 된 것 같다"며 반가워 했다. 전날 1차전을 패한 염 감독은 "흐름이 바뀔 수 있다. 일단 선발 투수가 바뀌었고, 충분한 휴식 취하고 나가는 엔스도 회복력에서 효과가 있을 것이다. 에르난데스 빼고 불펜에서 무리한 투수는 없는데, 에르난데스 역시 내일은 2이닝을 쓰는데 무리가 없다. 조금 더 확률 높은 옵션을 가질 수 있게된 점이 경기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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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 LG와 삼성의 경기, 삼성 이재현이 캐치볼을 하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10.13/

우천순연→분위기 반전? 그럴리가… '8위→2위' 퀀텀점프 이끈 두가지, …
3회 3점 홈런을 날린 삼성 구자욱.
그렇다고 삼성에 마냥 악재만은 아니다.

1차전 선발 레예스의 체력 안배가 가능해졌다.

13일 1차전 때 101구를 던진 레예스는 사흘 쉬고 4차전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2차전 순연으로 하루 더 쉬고 18일 4차전에 등판할 수 있게 됐다. 4일 휴식 후 등판은 미국에서도 익숙하게 해온 등판 간격이다.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은 선수들에게도 휴식 시간이 주어졌다. 1차전에 어지럼증을 호소했던 주포 구자욱과 왼쪽 목 담증세로 한의원 치료를 받은 만능내야수 류지혁도 하루 휴식 속 컨디션을 회복할 시간을 벌었다.

삼성 박진만 감독도 "비가 오면 안하는 게 좋다. 부상 염려도 있고, 정상적인 경기력이 안 나온다. 여러가지 상황들이 안 좋을 수 있다"며 순리를 강조했다. 이어 "비가 오는 가운데 게임에 들어갔을 때 선발 투수를 쓰고 내일 경기를 해야 하는 경우가 제일 안 좋은 상황"이라며 경기 중 취소를 가장 경계했다. 결국 경기 전 취소가 결정되면서 원태인을 세이브할 수 있게 됐다.

LG쪽에 호재가 조금 더 커보이지만 속단은 이르다.

가장 중요한 승부의 분수령은 2차전. 팀 내 가장 강한 선발인 원태인이 나서는 이날 경기를 잡으면 시리즈를 장악할 수 있다.


우천순연→분위기 반전? 그럴리가… '8위→2위' 퀀텀점프 이끈 두가지, …
1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 LG와 삼성의 경기, 7회초 2사 만루 삼성 1루수 디아즈가 LG 홍창기의 강습 타구를 막지 못하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10.13/
성공한 시즌인 올시즌 삼성야구의 장점을 2차전에 쏟아부어야 한다.

지난해 8위에 그쳤던 삼성은 올시즌 2위로 퀀텀점프를 했다. 시즌 전 어떤 전문가도 예상하지 못한 깜짝 성과.

비결은 야수진 세대교체 속 신구조화가 이뤄지면서 장타력과 수비력이 동반 상승한 덕분이었다.

삼성은 올시즌 자랑스러운 두가지 팀 1위 기록이 있다. 185개의 팀홈런으로 1위를 기록했다. 구자욱이 커리어하이 시즌을 맞았고, 김영웅 이재현 윤정빈 등 신세대 거포들이 성장했다. 미완의 대기였던 이성규도 홈런타자 반열에 올랐다. 박병호 강민호 등 베테랑도 건재했다.

삼성 약진의 숨은 비결은 탄탄한 수비력에 있다. 팀 최소 실책 1위(81실책)다. 최다 실책 KIA(146실책)와 65개 차이다. 수비율도 0.984로 1위다.

지난해 가을부터 '국민유격수' 박진만 감독의 지휘 하에 수비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재현 김영웅으로 이어지는 3-유 라인이 물샐 틈 없이 강해졌다. 베테랑 2루수 류지혁이 안정감 있게 내야 중심을 잡았다. 수비가 좋은 디아즈와 박병호가 1루를 책임졌다.
우천순연→분위기 반전? 그럴리가… '8위→2위' 퀀텀점프 이끈 두가지, …
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과 삼성의 경기, 6회초 무사 1루 삼성 중견수 김지찬이 두산 제러드의 타구를 잡기 위해 점프하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09.04/
김지찬의 외야전향은 신의한수였다. 김지찬은 시즌이 거듭될수록 타구 포착 지점을 본능적으로 빠른 발을 활용해 따라가며 안정감 있는 중견수로 변신했다. 베테랑 코너외야수 구자욱 김헌곤의 수비력은 설명이 필요없다.

1차전부터 삼성의 물샐 틈 없는 그물수비가 빛났다. 동기생 이재현과 김영웅은 마치 경쟁하듯 몸을 날리는 수비로 덕아웃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윤정빈 등 외야수들도 몸을 던져 안타성 타구를 걷어냈다.

LG 타자들, 특히 주포 오스틴에게 좌절감을 준 호수비였다.

투수들에게는 큰 힘이 된 호수비. 반면, 추격하던 LG벤치에는 답답함과 좌절감을 안긴 그물망 수비였다.

만년 하위팀이 반등할 수 있는 조건은 지키는 야구의 완성이다. 투수력과 함께 반드시 수비력이 향상돼야 가능해진다. 올시즌 삼성은 구슬땀을 흘려가며 상위권 도약의 열쇠였던 수비력 향상을 기어이 이뤄냈다.

가을야구가 좌절된 타 팀들이 내년 시즌 반등을 위해 참고해야 할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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