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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2년만에 1군에 올라왔어요. 이번엔 뭐라도 보여주자, 내 가치를 증명하자고 생각을 했죠."
사령탑도, 단장도, 심지어 팀 로고도 바뀔 만큼 긴 세월이다. 하지만 강태율의 1군 경험은 58경기 93타석에 불과하다. 성장 속도가 느리고, 포지션 수명이 긴 포수임을 감안해도 감당하기 힘든 시간이었다.
롯데는 10일 잠실 LG전에서 연장 10회 혈투 끝에 2대1로 승리했다.
허문회 전 감독 시절부터 팝타임(공을 잡고 2루에 송구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짧고, 강한 어깨를 지닌 수비형 포수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아쉬운 타격에 발목을 잡혔다. 2021년 신예 포수 손성빈까지 합류하면서 강태율에게 주어진 시간은 더 짧아지는듯 했다.
올시즌 퓨처스리그에서도 백두산, 서동욱 등 젊은 선수들에 밀려 좀처럼 출전하지 못했다. 타율 2할9푼5리(44타수 13안타) 1홈런 3타점이 전부다. 그래도 꾸준히 노력한 결과 다시 기회를 잡았다.
마무리 김원중이 9~10회 멀티이닝을 책임진 힘겨운 승리였다. 특히 10회말 1사 1루에서 LG 대주자 최승민의 2루 도루를 저격한 강태율의 한방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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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한화 이글스전 만루 상황에서 보기드문 3중 도루까지 성공시킨 LG다. 하지만 강태율은 "긴장되지 않았습니다. '제발 좀 뛰어라'고 생각했죠. 도루 저지는 제가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이거든요. 좋은 결과가 나와서 기분 좋습니다"고 했다.
9월 엔트리 확대 이후 롯데는 3포수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말 그대로 총력전 모드로 대타와 대주자를 적극 활용한다. 이 시국에 1군에 올라온 만큼 출전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다.
"1군은 2년만이네요. 많은 생각을 했어요. 우리 팀에 좋은 포수도 많고, 이제 난 야구를 그만해야하나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도록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에 지금까지 버티고 있네요. 준비 열심히 한 만큼, 이렇게 올라왔을 때 제 가치를 증명하자는 생각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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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김원중도 "(강)태율이가 정말 오랜만에 저와 호흡을 맞췄는데, 마음이 잘 맞는 포수입니다. 강한 어깨,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내가 타이밍만 빼앗기지 않으면 태율이가 잡아줄 거다, 그런 믿음을 갖고 던졌습니다. 포크볼을 던져도 막아줄 거다, 주자가 뛰어도 잡아줄 거라는 신뢰가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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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이든 수비든, 전엔 항상 자신도 없고 부족했는데, 이번엔 뭔가 다른 느낌이에요. 지금 한경기 한경기 정말 중요하잖아요. 팀 승리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가을야구, 꼭 가고 싶습니다."
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