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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올시즌 처음 도입된 자동볼판정 시스템(이하 ABS)과 내년 시즌 정식 시행예정인 피치클락.
10개 구단 단장, 감독, 코치, 주요 선수 2명 등 총 50명이 답변에 나섰다. 할 말이 많은 듯 했다.
전반기 시행된 ABS에 대한 견해는 엇갈렸다.
'누구에게나 공정한 판정'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다만, 대부분 '일관성'과 '존 설정'에 대해 보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모 단장은 "구장별 상이함에 대한 세부 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모 코치는 "각이 진 모서리 부분을 둥근 형태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상하로 광폭 존에 대한 불만도 있었다. 모 타자는 "도저히 칠 수 없는 높낮이의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는다"며 불만을 표했다. 모 코치는 "상하존에 짜임새가 없고, 전체적 밸런스에 부조화스럽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코치는 "예상치 못한 볼에 대한 대처가 너무 어려워 스트레스가 심하다. 특히 상하 편차가 너무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모 감독은 "선수의 신장보다는 타격자세에 의한 높낮이가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감독과 모 단장은 "ABS존에 대해 (전광판 등으로) 실시간 공유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존의 넓이를 놓고는 투수와 타자 입장이 살짝 엇갈리는 모습. 모 타자는 "타자 입장에서 못치는 공이 있다"고 한 반면, 모 투수는 "존이 확실히 작은 것 같다"며 상반된 주장을 했다.
아직 부족한 기술적 세밀함에 대해 모 코치는 "투자를 늘려 호크아이 등 고급장비를 사용해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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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에서 검증된 만큼 스피드 있는 경기 진행을 위해서라면 팬과 선수를 위해 필요하다"는 소수 의견이 있었지만, 내년 당장 도입에 대해서는 "아직 이르다"는 반대 목소리가 압도적이었다.
특히 선수들의 반발이 컸다. 한 투수는 "무리하게 시간을 맞추려다 선수들의 부상이 우려된다"고 했다.
한 단장과 감독은 "메이저리거 만큼 능력치가 높지 않은 KBO리그에서는 시간을 단축하려다 경기 질이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감독은 "올해 관중이 늘어나는 걸 보더라도 경기 시간과 팬 유입은 큰 상관 관계가 없다"며 피치클락 무용론을 주장했다. 한 선수는 "빠른 걸 넘어 쫓기는 듯한 느낌일 것 같다"고 우려했고, 또 다른 선수는 "원스트라이크를 먹고 시작할 것 같다"고 했다.
꼭 시행해야 한다면 메이저리그 보다 완화된 '한국형 피치클락'의 필요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한 단장은 "팬을 위해 도입하되 3초 정도 늦추는 등 한국식 요건에 맞춰 진행하는 게 좋을 듯 하다"고 절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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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선수는 "도입 후 통보가 아닌 충분한 사전설명과 현장의견을 반영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감독 역시 "현장의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준다면 잡음이 줄어들 것"이라며 현장과 긴밀한 의견 교환의 필요성을 적극 주장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