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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LG 트윈스 홍창기가 이틀 연속 경기를 지배했다. 문제는 팀의 패배를 이끈 장본인이 됐다.
그런데 이틀 연속 패배의 중심에 다름아닌 홍창기가 있다. 지난해 LG가 29년만의 우승을 차지할 당시 오지환과 함께 국내 선수 공헌도 첫손에 꼽히며 리그 MVP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던, LG의 2년 연속 우승 도전을 이끄는 바로 그 홍창기다.
2020년 1군 주축 멤버로 거듭나기 전부터 남다른 선구안으로 유명했다. 자동볼판정시스템(ABS)가 도입된 올해도 홍창기의 날카로운 눈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무려 4할6푼3리에 달하는 출루율을 기록중이다. 장타가 많지 않은 선수임에도 0.850이 넘는 OPS(출루율+장타율)를 기록할 수 있는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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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영의 첫 실점은 4-0으로 앞서던 4회말 수비, 2사 1루 상황에서 홍창기의 실책으로 나왔다. 홍창기는 김영웅의 우익수 쪽 깊은 뜬공을 잘 따라가 낙구지점을 포착했다. 그런데 글러브에 공이 들어갔다 나왔다. 기록원은 우익수 실책으로 판정했다.
반전의 시작이었다. 그 사이 1루주자 박병호가 홈을 밟았고, 날벼락을 만난 LG 선발 손주영은 다음타자 전병우에게도 적시타를 허용했다. 0실점으로 흐름을 탈 이닝이 순식간에 2실점으로 바뀐 것. 이날도 퀄리티스타트가 유력했던 손주영은 결국 6회말 구자욱에게 솔로포를 허용, 1점차 추격을 허용한 뒤 교체됐다. 5⅓이닝 6안타 3실점(1자책). 속상한 성적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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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기는 전날 시리즈 1차전에서도 경기 시작과 함께 우익수 쪽 뜬공 때 2루수 신민재와 부딪치는 우익수 실책, 뒤이어 김유영의 1루쪽 악송구 때 이를 다시 뒤로 빠뜨리는 연속 실책을 범했다. 선발투수가 최원태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당일날 선발로 긴급 투입된 김유영임을 감안하면 더욱 치명적인 실책이었다.
이틀 연속 타격에서도 부진하다. 이틀간 11타수 2안타, 자랑인 볼넷이 1개도 없다. 리드오프로서 팀의 공격 첨병 역할에도 실패한 셈. 2차전 4회초 때린 1타점 적시타는 바로 직후에 나온 실책에 묻혀 기억나지 않을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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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기가 힘겨웠던 이틀을 이겨내고 다시 리그 최고의 테이블세터다운 면모를 보여줘야, 3연패에 빠진 '우승감독' 염갈량의 야구도 빛을 발할 수 있다.
대구=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