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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베테랑이라고 막연한 기대를 하면 안될 것 같다."
프로에서는 성적이 최우선이다.
하지만 확실하게 달라지고 있는 부분이 있다. '철밥통' 문화가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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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는 많은데, 그 선수들의 경기력이 하나의 팀으로 묶어 응축된 에너지를 쏟아부은 적이 거의 없었다. 돈을 주고 데려왔으니 안 쓸 수도 없는데, 그 선수들이 '1군 자리는 당연한 것'이라고 여기며 혼신의 힘을 다하지 않으면 팀이 망가지는 건 한순간이다. 돈도 돈이지만, 그래도 평균치가 있는 선수들이기에 지도자들도 '언젠가는 해주겠지'하는 생각에 하염없이 그들의 활약을 기다리다 시즌을 망치기도 했다.
그래서 롯데가 김 감독에게 기대한 것이 바로 선수단 장악력이다. 김 감독은 두산 시절에도 일부 스타 선수들이 누가 봐도 눈밖에 나는 행동을 하면 가차 없이 엔트리에서 말소해 팀 분위기를 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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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에서도 최근 그런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실력 없으면 1군 자리 없다'는 메시지가 명확히 전달되고 있다. 위에 언급한 FA 트리오 외에도 지난 시즌 신인 100안타를 친 김민석 역시 황성빈에 자리를 내주며 2군행을 통보받았다. 김민석은 롯데가 자랑하는 라이징 스타다. 이런 선수는 구단 차원에서 꾸준하게 기회를 주며 키우기도 하는 데 김 감독의 눈에는 부족했다.
고승민, 나승엽 등 잠재력 높은 선수들도 처음에 기회를 받았지만 증명을 하지 못하자 가차 없이 2군행이다. 22일에는 최근 7경기 연속 무안타 중인 이학주가 2군행 철퇴를 맞았다. 개막 후 너무 방망이가 잘맞아 최근 부진에도 타율이 3할6푼6리였지만, 김 감독은 크게 아쉬워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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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롯데는 이번 사태를 팀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고자 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나는 2군 가도 열흘 있다 무조건 올라올 거야, 설마 나를 빼겠어'라는 타성에 젖은 선수들의 마인드를 바꾸지 않으면 절대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을 수 없다는 판단이다.
시간이 걸릴 수 있겠지만, 이런 뼈를 깎는 체질 개선 없이 성적은 절대 운으로 따라오지 않는다는 걸 인지하기 시작한 것이다. 중요한 변화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