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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이미 지난 일이잖아요."
이재학(34·NC 다이노스)은 지난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다.
3회말 2사 1루에서 삼성 이재현을 상대로 초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2구 째는 타자 바깥쪽으로 향했고, 심판은 볼로 판정했다. 그사이 1루 주자 김지찬이 2루를 훔쳤다.
3,4구가 모두 볼이 됐던 가운데 5구 째 스트라이크가 나왔다.
강인권 NC 감독이 더그아웃 밖으로 나왔다. 2구 째 들어갔던 공이 스트라이크인지 문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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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진은 모여서 이야기를 나눴다. 이 과정에서 "볼로 인식했다고 하라. 우리가 빠져나갈 길은 그것 밖에 없다", "볼이라고 '나왔다'고 해야한다. 우리가 안 깨지기 위해서는"이라는 내용이 오갔다. 이 장면은 중계에 노출됐다.
강 감독의 어필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민호 심판은 "김지찬 도루를 할 때 심판에게 음성이 볼로 전달됐다. ABS 모니터 스트라이크 판정이 돼 NC 측에서 그걸 어필했다. 규정상 다음 투구가 이뤄지기 전에 어필을 해서 정정해야한다. 어필 시효가 지나갔다. 카운트대로 진행하겠다"고 했다.
스트라이크가 볼이 된 셈. 여기에 심판의 오심 은폐 정황까지 나왔다. KBO는 "심판 팀장 이민호 심판위원, 주심 문승훈 심판위원, 3루심 추평호 심판위원에 대해 금일 부로 직무 배제하고 절차에 따라 인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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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강 감독은 "내가 봤을 때에는 두 번째 공이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했다. 태블릿 PC에 무감각해진 이유가 한 구를 던지면 2구 3구 뒤에 전송된다, 처음에는 관심있게 보다가 이제 조금 무감각해진 건 사실"이라며 "투수가 투구하는 것도 확인해야할 부분이 있었다. 내가 더 꼼꼼히 체크하지 못했던 것도 분명히 있겠지만, 스트라이크라고 인지를 하고, 내가 생각한 것과 다른 카운트가 있었기 때문에 태블릿 PC로 확인을 했다"고 이야기?다.
강 감독은 이어 "그 때 가서 정정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수 있겠구나라고 해서 어필을 했던 거다. 볼 판정 정정은 ABS가 없을 때에도 종종 있었던 부분이다. 심판과 기록원 커뮤니케이션이나 카운트가 다를 때가서 어필을 해서 정정이 되는 것이 많지는 않지만 가끔 있었다"고 했다.
이재학에게는 통한의 볼카운트가 됐다. 이재현을 볼넷으로 내보냈고, 이후 역전을 허용했다. NC는 5대12로 패배했다. 이재학은 3⅓이닝 동안 6안타(2홈런) 1볼넷 1사구 4탈삼진 6실점으로 경기를 마쳤고, 패전투수가 됐다.
2구 째가 스트라이크가 됐다고 해서 이재학이 이재현을 삼진으로 잡았을 거라는 보장은 없다. 볼카운트 따라서 타자의 접근도 달라지기 때문. 또한 이재현을 막았다고 해서 이후 이닝에 호투가 이어졌을 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이재학으로서는 자신의 힘이 아닌 외부의 실수가 만든 결과를 안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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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치열했던 경쟁 끝에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된 그는 4경기에서 아직 승리가 없다. 이재학은 "좋은 흐름으로 가다가 조금씩 아쉬운 게 나오고 결과도 좋지 않았다. 그 부분을 잘 준비하려고 한다"라며 "지나간 건 잊으려고 생각한다. 내가 하던 걸 단단하게 준비하려고 마음먹고 있다. 시즌을 준비하면서 마음가짐도 그렇고 기술적인 것, 모든 부분을 단단하게 하려고 했다. 다음 경기 때는 더 좋은 피칭을 하겠다"고 밝혔다.
창원=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