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한화 이범호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4.12/
[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한참 잠을 못 잤다. '왜 잠이 안오지' 생각을 했는데..."
1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전날 밤을 이렇게 돌아봤다. KIA는 13일 대전 한화전에서 11대9로 이기면서 5연승에 성공했다. 11-2로 앞서던 상황에서 한화의 맹렬한 추격에 시달렸으나, 불펜 말미에 출격한 전상현 최지민의 활약 속에 승리를 지켰다.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이 감독은 "선수들이 힘든 경기를 하게 해서 감독으로서 미안하게 생각한다.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선수단에게 모두 고맙다"고 고개를 숙였다.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한화 이범호 감독과 정재훈 카드가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4.12/
이 감독이 잠을 못 이룬 이유도 비슷했다. 그는 "침대에 누웠는데 한참 잠을 못 잤다. '왜 잠이 안오지' 생각해봤다"며 "7회말 11-6 상황에서 과감하게 선택을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장면이 계속 생각났다"고 밝혔다.
KIA는 11-2로 앞서던 7회말 선발 양현종 대신 김사윤을 마운드에 올리면서 굳히기 수순에 돌입했다. 그러나 김사윤이 2사후 볼넷-안타로 4실점을 하면서 격차가 좁혀졌다. 이어진 2사 1, 2루 상황에서 이 감독과 정재훈 투수 코치는 우완 사이드암 윤중현을 선택했다. 그러나 윤중현은 김태연 이재원에 연속 적시타를 맞았고, 최인호에겐 스리런 홈런까지 맞으면서 고개를 떨궜다. 2점차까지 좁혀진 상황에서 KIA는 윤중현 대신 전상현을 마운드에 올렸고, 더 이상의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1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이범호 감독이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4.13/
이 감독은 이 장면에 대해 "최인호 타석에서 전상현을 올렸어야 했는데, '한 타자만 더 보자'라는 생각을 했다"며 "앞에서 실점한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쳐도, 내가 투수를 아끼려다 결국 그런 결과가 나왔다"고 냉정하게 지적했다. 그는 "최근 연승을 거두면서도 투수들에겐 부하가 많이 걸린다는 생각을 하면서 한켠에선 '아껴야 한다'는 마음을 가졌는데, 그렇게 크게 한 대 맞을 줄은 몰랐다"며 "만약 그렇게 (동점이 되고) 졌다면 데미지가 정말 컸을텐데, 선수들이 너무 잘 해줘 승리할 수 있었다. 정말 큰 공부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