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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제발' 하면서 기다리고 있었죠."
양 팀 관중석에서 일제히 환호와 박수가 나왔다. 볼넷을 얻어낸 한화 쪽은 당연했다. 그러나 주자 출루를 SSG도 반겼다.
다음 타자는 김강민. 김강민은 2001년 SK 와이번스(현 SSG)에 입단해 지난해까지 22년간 한 팀에서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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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석에 들어가기까지는 너무나 멀었다. 김강민은 1번타자 자리에 들어갔다. 그러나 직전 이닝이 1번타자로 끝났다. 최소 3명의 타자가 살아나가야 김강민에게 타석이 돌아올 수 있었다.
쉽지 않았던 상황. 한화의 집중력이 기회를 만들었다.
한화는 8회초 페라자의 안타와 노시환의 홈런으로 점수를 냈다. 한 타자만 출루하면 되는 상황. 그러나 9회초 첫 두 타자가 모두 아웃이 됐다.
9번타자로 나간 최재훈이 살아나가야 김강민에게 타석이 올 수 있었다. 2S를 당했지만, 이내 볼 4개가 연속으로 오면서 볼넷 출루가 됐다.
김강민이 타석에 들어서자 양 팀 관중석은 박수와 환호가 나왔다. 김강민은 헬멧을 벗고 관중석을 향해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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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마친 뒤 김강민은 "뭉클했다. 다른 팀이지만 선수 한 명을 위해서 응원가를 불러준다는 게 정말 감동적이었다"라며 "(최재훈 타석에서는) 제발하면서 보고 있었다. 정말 타석에 들어가서 치고 싶었다. 만약 오늘 타석에 들어가지 못하면 수비에서도 인사를 드리고 타석에서도 인사를 드리게 되는데 오늘 제대로 인사를 드리고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컸다"고 말했다.
동료에서 적으로 만나게 된 SSG 선수들. 김강민은 "색다른 느낌이었다. 응원했던 선수의 타구를 잡아야 하니 느낌이 달랐다"고 말했다.
첫 타석이었던 만큼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은 마음이 강했을 터. 김강민은 "응원을 많이 해주시니 결과를 내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조병현 선수의 공이 좋았다. 만만하게 칠 수 있는 볼이 아니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인천=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