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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가 반대했어야 했나.
샌디에이고의 개막전 로스터엔 우완 투수 9명, 좌완 투수 4명 등 투수 13명에 포수 2명, 내야수 7명, 외야수 4명으로 총 26명의 로스터가 구성됐다. 샌디에이고와 다저스는 서울에 각각 31명씩의 선수를 데려왔다. '팀 코리아', LG 트윈스, 키움 히어로즈와의 스페셜 게임을 해야했기에 로스터 보다는 많은 인원이 필요했고, 결과적으로 경쟁을 통해 5명은 빠질 수밖에 없었다.
한국 야구팬들에겐 고우석의 합류 여부가 당연히 관심이었다.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 전 난조를 보인 부분이 불안했다. 11일 LA 에인절스전서 ⅓이닝 4안타(1홈런) 1볼넷 1탈삼진 5실점을 했던 것. 곧이은 1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서 1이닝 무안타 무실점으로 잘막고 한국에 온 고우석은 지난 18일 친정팀인 LG 트윈스와의 스페셜 게임에서 9회말 마지막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고우석은 박해민에게 안타를 맞더니 대타 이재원에게 좌월 투런 홈런을 맞았다. 샌디에이고 진출 후 첫 세이브를 기록하긴 했지만 홈런을 맞은 것은 구단이 불안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경기 후 샌디에이고의 마이크 쉴트 감독은 고우석에 대해 "고우석도 물론 잘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도 좋은 소식은 그가 (홈런 이후)아웃을 잡아 세이브를 얻을 수 있었던 점"이라면서 "우리는 다저스와의 개막시리즈에 앞서 선수 평가를 마치고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샌디에이고는 냉정했다. 고우석은 끝내 고척돔 마운드를 밟지 못하게 됐다.
샌디에이고 A.J 퍼렐러 야구 운영 총괄 사장은 개막 로스터를 발표하면서 "메릴과 폴리, 웨이드의 계약을 확정하고, 포수 브렛 설리반과 우완 투수 고우석은 트리플A 엘 파소로 이적시켰다. 개막전을 통해 샌디에이고는 40인 로스터 중 39명의 선수를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너무 낮은 금액에 계약한 것이 끝내 발목을 잡은 게 아니냐는 아쉬움이 남는다. 2022년 42세이브로 첫 세이브왕에 오르면서 정점을 찍었던 고우석은 지난해엔 아쉽게 목과 허리 등의 부상에 시달리며 15세이브에 그쳤다. 평균자책점도 1.48에서 3.68로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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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심 끝에 구단이 허락했다. 다만 헐값에는 보내지 않겠다고 했다. 고우석은 메이저리그 시장을 개척하려 했으나 홍보가 되지 않았고, 개인 성적도 좋지 않다보니 오퍼를 받는게 쉽지 않았다. 그러다가 계약 시한 막바지에 샌디에이고가 2년 총액 450만 달러라는 다소 헐값에 제안을 했다. LG 구단은 또 고민을 했다. LG가 생각했던 최저 액수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선수가 원하다보니 구단은 허락했다.
계약 액수가 적으면 선수에게 오는 기회도 적을 수 있다. 고우석이 그러했다. 비자 문제로 인해 늦게 합류했고, 지난 3월 1일에 시범경기 첫 등판을 했고 매 경기마다 안타를 맞으면서 불안감을 키웠다. 그래도 무너지는 경기는 11일 에인절스전이 유일했지만 샌디에이고는 끝내 고우석을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냈다.
LG가 만약 고우석의 샌디에이고 행을 허락하지 않았다면 고우석은 LG에 남아 LG의 2연패를 위해 마무리 투수로서 준비를 하고 있었을 것이다. FA가 되는 해기 때문에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각오를 다지면서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보냈을 것. 건강한 몸으로 좋은 성적을 거둬 FA 자격으로 지금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메이저리그로 향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뒤늦은 가정을 하게 되는 것은 그동안 KBO리그에서 보여준 고우석의 실력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제 고우석은 마이너리그에서 준비해 메이저리그 콜업을 기다려야 한다. '눈물 젖은 빵'이 기다린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고우석은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다. 2022시즌 42세이브로 KBO리그 세이브왕 타이틀을 따냈다. 지난 시즌 LG가 통합 우승에 성공한 후, 고우석은 구단의 허락 하에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했다. 지난 1월 4일 샌디에이고와 2+1년 최대 940만달러에 계약하면서 첫번째 꿈을 이뤘다. 고우석은 샌디에이고로부터 2년동안 400만달러를 보장받고, 2년 후 구단이 옵션을 실행할 경우 3년째 300만달러에 1년 연장 계약을 할 수 있다. 성적에 따른 플러스 옵션은 추가 240만달러다. 만약 2년 후 샌디에이고 구단이 옵션을 실행하지 않으면 고우석은 바이아웃 금액 50만달러를 받고 자유계약 선수로 풀린다.
일단 고우석은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하면서 시즌 중 로스터 진입 기회를 노려야 하는 상황이다. 고우석과 함께 불펜 경쟁을 펼쳤던 일본인 투수 마쓰이 유키는 개막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유력 마무리 투수 후보 로버트 수아레즈 역시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