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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국대 마무리'의 웃픈 농담 "마차도에게 홈런 맞고 싶어요" 왜?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4-03-08 08:13 | 최종수정 2024-03-08 08:30


'미래 국대 마무리'의 웃픈 농담 "마차도에게 홈런 맞고 싶어요" 왜?
KT 위즈 선수단이 2024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박영현이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인천공항=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3.06/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마차도 선수한테는 홈런 맞아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KT 위즈 새 마무리 박영현은 늘 당찬 게 매력인 선수다. 이제 고졸 3년차인데, 부담감이 심한 마무리 자리를 차지하고 싶어 이강철 감독에게 애교 섞인 선전포고를 하는가 하면, 인터뷰를 할 때도 자신감이 넘친다. 자만이 아닌, 당당한 느낌이라 좋다. 실력도, 자세도 미래 국가대표 마무리감이다.

그런데 일본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박영현은 평소와 달랐다. 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 앞에 선 박영현은 뭔가 고심이 많은 듯한 표정과 말투였다.

이유가 있었다. 선수는 실전을 통해 자신의 컨디션, 경기력 등을 확인해야 하는데 실전을 치러야 하는 오키나와에서 제대로 공을 던지지 못했다. 캠프 막판 2경기 투구 스케줄이 잡혀있었는데, 비가 와버려 경기가 다 취소됐기 때문이다.

박영현은 "게임에서 던져야 내가 어떤 컨디션인지 알 수 있는데, 던지지 못해 걱정이 된다. 그래도 시범경기에서 던져야 하니 새로운 마음으로 준비할 것이다. 몸상태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아무리 게임을 못했다 하더라도, '긍정왕' 박영현의 표정이 굳은 건 뭔가 선수 본인이 느끼는 느낌이 좋지 않다는 것. 구속이 안올라오는 듯 했다. 박영현은 "아직 강력한 컨디션이 발휘되지 않는 것 같다"고 하며 "심리적으로도 생각이 많았다. 책임감도 느끼고. 이런 부분을 이겨내기 위해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처음에는 생각들이 부정적이었는데, 지금은 긍정으로 바꾸려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영현은 국가대표팀에 선발돼 '팀 코리아'로 서울시리즈에 참가하는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만난다. 어떻게 보면, 지금 약간 처진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 감독은 "시범경기 1경기 던지고 대표팀으로 간다. 영현이가 오버 페이스를 할까봐 걱정이 된다"며 웃었다. 젊은 선수들 위주의 대표팀인데,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관계자들 앞에서 잘보이고 싶은 마음에 힘이 들어가는 건 당연하다.

박영현은 이에 대해 "차라리 오버 페이스가 됐으면 좋겠다. 그정도로 아직 내가 내 공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서울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은 잃지 않았다. 그는 "내 공을 보면 전혀 기대가 안된다"고 농을 치면서도 "일단 세게 던져보자는 마음을 먹고 있다. 서울시리즈보다 나에게는 시즌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느 경기에 나갈지 모르지만, 샌디에이고 매니 마차도 선수를 상대해보고 싶다. 예전부터 많이 찾아본 선수, 정말 멋있는 선수다. 마차도에게 홈런 맞고 싶다"는 농담으로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인천공항=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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