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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메이저리그 최고 몸값 1-2위간 맞대결이 곧 펼쳐진다.
트라웃은 오타니가 에인절스에 남아주기를 무척 바랐다. 하지만 선수 뜻대로 될 수는 없는 일. 오타니는 다저스와의 계약 직전 아트 모레노 에인절스 구단주를 만났지만, 조건이 다저스 오퍼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구체적 액수가 공개된 것은 아니나, 당시 현지 매체들 보도를 종합하면 모레노 구단주는 오타니를 잡을 생각이 아예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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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는 지난해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했기 때문에 트라웃과 작별 인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오타니는 작년 8월 초 팔꿈치 부상을 입어 8월 24일 신시내티 레즈전을 끝으로 투수로 시즌을 마감했고, 9월 들어서는 복사근 부상이 겹쳐 타자로도 시즌을 접었다. 결국 9월 20일 토미존 서저리를 받고 재활에 들어갔다. 오타니는 시즌 종료 직전 라커룸에서 짐을 정리하며 사실상 에인절스에 이별을 고했다.
트라웃도 사정은 비슷했다. 7월 초 오른손 유구골 골절상을 입고 두 달 가까이 쉰 트라웃은 8월 23일 신시내티전에 복귀했지만, 부상이 재발해 그대로 시즌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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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선수의 맞대결은 지난해 3월 월드베이스볼 클래식 결승에서 투타 대결로 이뤄진 바 있다. 오타니는 일본이 3-2로 앞선 9회초 마무리로 등판했다. 선두 제프 맥닐을 볼넷으로 내보낸 오타니는 무키 베츠를 2루수 땅볼로 유도해 병살타로 처리했다. 이어 마지막 순간에 만난 타자가 바로 트라웃이었다.
초구 88.3마일 스위퍼가 낮게 들어가 볼, 이어 100마일 직구에 방망이를 헛돌린 트라웃은 포커 페이스를 유지했다. 3구째 99.8마일 직구가 볼이 됐고, 같은 구속의 직구에 트라웃이 다시 헛스윙했다.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오타니는 이날 가장 빠른 101.6마일 직구를 바깥쪽으로 뿌렸지만, 포수 미트를 벗어난 볼이 됐다.
오타니의 6구째 선택은 스위퍼. 87.2마일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공에 트라웃의 방망이가 허공을 갈랐다. 오타니는 두 팔을 들어 포효했고, 트라웃은 고개를 숙인 채 더그아웃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역사상 다시 없을 지도 모를 현존 최강의 투타 맞대결은 그렇게 극적이었다.
6일 경기에서는 두 선수 모두 타자로 출전한다. 다저스는 5일 휴식일이다. 에인절스는 5일 텍사스 레인저스와 원정경기를 벌이는데, 3~4일 이틀 연속 출전한 트라웃은 홈에 남아 휴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6일 다저스전 역시 원정이지만 트라웃이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시범경기 초반 컨디션은 오타니가 훨씬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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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트라웃은 이날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서 3번 중견수로 출전해 3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고개를 숙였다. 시범경기 7게임에서 타율 0.125(16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OPS 0.355를 마크 중이다. 그러나 트라웃은 지난 1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서 2루타, 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단타를 날리며 조금씩 감을 찾는 모습이었다.
합계 몸값 11억2650만달러(약 1조5010억원)의 실전 첫 타격 맞대결이 WBC 만큼은 아니겠지만, 그 자체로 여전히 흥미를 자아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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