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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신살 뻗친 보라스, 류현진 이어 벨린저도 시장에서 찬바람 맞고 1066억 수용...남은 '빅3'도 걱정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4-02-25 19:05 | 최종수정 2024-02-25 20:07


망신살 뻗친 보라스, 류현진 이어 벨린저도 시장에서 찬바람 맞고 1066…
FA 야수 최대어로 평가받던 코디 벨린저가 3년 8000만달러에 시카고 컵스에 잔류했다. AP연합뉴스

망신살 뻗친 보라스, 류현진 이어 벨린저도 시장에서 찬바람 맞고 1066…
벨린저는 지난해 26홈런을 때리며 부활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AP연합뉴스

망신살 뻗친 보라스, 류현진 이어 벨린저도 시장에서 찬바람 맞고 1066…
벨린저가 지난해 5월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서 수비를 하다 무릎을 다쳐 교체를 기다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충격적이다.

이번 오프시즌 FA 시장에서 오타니 쇼헤이에 이어 타자로는 두 번째 '거물'로 평가받던 코디 벨린저가 기대치를 한참 밑도는 계약을 받아들였다.

ESPN 제프 파산 기자는 25일(한국시각) 'FA 코디 벨린저와 시카고 컵스가 3년 8000만달러(약 1066억원)의 조건으로 계약에 합의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고 보도했다.

파산 기자에 따르면 벨린저는 계약 첫 시즌 또는 두 번째 시즌을 마치면 옵트아웃 권리를 행사할 수 있고, 올해와 내년 연봉은 각각 3000만달러다. 만약 2025년 시즌을 마치고 옵트아웃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그는 2026년 2000만달러의 연봉을 받고 컵스에서 계속 뛴다.

벨린저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당초 2억달러 이상의 계약을 안겨주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USA투데이 밥 나이팅게일 기자는 지난 시즌 직후 '보라스가 벨린저에 2억달러 이상의 FA 계약을 구해주려 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만틈의 조건을 제시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망신살 뻗친 보라스, 류현진 이어 벨린저도 시장에서 찬바람 맞고 1066…
벨린저의 평균 타구속도는 지난해 87.9마일로 커리어 최저를 기록했다. AP연합뉴스

망신살 뻗친 보라스, 류현진 이어 벨린저도 시장에서 찬바람 맞고 1066…
벨린저는 LA 다저스 시절인 2019년 내셔널리그 MVP에 올랐다. AP연합뉴스
벨린저의 예상 계약 규모에 대해 ESPN은 7년 1억4700만달러, MLBTR은 12년 2억6400만달러, 디 애슬레틱 6년 1억6200만달러를 제시했었다.

시장 반응이 냉랭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지난해 12월부터 벨린저를 놓고 컵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토론토 블루제이스, 뉴욕 양키스 등이 유력 행선지로 거론됐다. 하지만 양키스는 12월 초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후안 소토를 트레이드로 데려오며 일찌감치 발을 뺐다. 토론토도 12월 말 벨린저가 가격을 낮추지 않자 케빈 키어마이어와 1년 1050만달러에 재계약하며 창구를 닫았다. 또한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호르헤 솔레어와 3년 4200만달러에 계약해 두 손을 들었다.

사실상 컵스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보라스가 고집을 부리기는 힘든 상황이 됐다.


벨린저가 실제 실력보다 과대 포장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벨린저의 배트 스피드가 느려져 매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지난해 그의 평균 타구속도는 87.9마일로 '커리어 로'를 찍었다. 양키스가 벨린저에 등을 돌린 결정적인 이유로 알려졌다.

벨린저는 이에 대해 투스트라이크 이후 스윙폭을 줄이고 정확히 맞히는 타법으로 바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벨린저의 삼진 비율은 작년 20.1%로 커리어 최저를 마크했고, 투스트라이크 이후 타율은 0.279로 양 리그를 합쳐 루이스 아라에즈(마이애미 말린스)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결국 벨린저는 2억달러는 커녕 1억달러에도 못 미치는 조건을 받아들이고 말았다. 올해 또는 내년 건재를 다시 증명한 뒤 옵트아웃 권리를 지렛대로 삼아 다시 시장을 두드려야 하는 상황을 맞은 것이다. '협상의 귀재', '악마의 협상술'이라는 별명을 지닌 보라스의 체면이 말이 아니라고 봐도 무방하다.


망신살 뻗친 보라스, 류현진 이어 벨린저도 시장에서 찬바람 맞고 1066…
코디 벨린저. USATODAY연합뉴스

망신살 뻗친 보라스, 류현진 이어 벨린저도 시장에서 찬바람 맞고 1066…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 다년 계약 오퍼를 받았다고 했다. USATODAY연합뉴스
한화 이글스로 복귀한 류현진도 사실 시장 반응이 차가웠던 것으로 보인다. 보라스는 지난해 11월 9일 단장 미팅에 참석해 많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연락을 해와 큰 관심을 나타냈다. 류현진은 내년 메이저리그에서 던질 것이다.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자신만만해 했다.

누가 봐도 보라스의 전략은 '계약 기간 2년 이상, 평균 연봉 1000만달러 이상'이었다.

일본인 투수 마에다 겐타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맺은 2년 2400만달러가 기준이 됐을 수 있다. 마에다는 지난해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21경기에 나가 104⅓이닝을 던져 6승8패, 평균자책점 4.23을 마크했다. 2021년 9월 토미존 서저리를 받고 2022년을 통째로 쉰 뒤 지난해 4월 복귀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말 오른팔 부상으로 두 달 가까이 부상자 명단 신세를 졌다. 나이와 부상 경력, 토미존 수술 등 비슷한 처지인 마에다의 계약 조건에 더욱 자극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류현진은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는 "다년계약 오퍼도 있었다"고 했지만, 구체적으로 팀이나 조건을 밝히지는 않았다.

보라스 사단에는 여전히 미계약 거물급들이 많다. 블레이크 스넬, 조던 몽고메리, 맷 채프먼이 거액의 대박을 기다리고 있지만, 벨린저의 3년 계약이 마냥 '남의 일'일 수는 없을 듯하다.

이러한 썰렁한 FA 시장 분위기에 대해 파산 기자는 '구단들은 로컬 방송사들과의 중계권 계약의 불확실성 때문에 큰 돈을 쓰지 못하고 있다. 10억달러 이상을 쓴 다저스를 빼면 그 어떤 구단도 이번 겨울 2억달러 이상을 쓰지 않았다'고 전했다.

일부 지역 방송사 파산으로 안정적인 중계권 수입을 확보하지 못한 구단들이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는 얘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망신살 뻗친 보라스, 류현진 이어 벨린저도 시장에서 찬바람 맞고 1066…
FA 투수 최대어 블레이크 스넬.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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