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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18세 신인곰의 조준선이 맞춰졌다. 두산 베어스의 새 시즌을 밝힐 수 있을까.
1차 캠프 입국길에 인터뷰에 임한 김택연은 조심스럽게 답하는 와중에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좋은 선배님들하고 함께 운동할 수 있게 돼 영광이다. 호주가 운동하는 여건이 너무 좋아 몸이 정말 잘 만들어졌다. 무엇보다 부상없이 1차 캠프를 마무리해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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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몸상태에 큰 문제는 없다. 1차 캠프에서 이미 149㎞를 찍었다. 고3 때 이미 150㎞를 넘나드는 직구를 과시했던 그다. 프로에서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받으면 한층 더 구위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넘실거린다. 이제 실전에서 보여주는 것만 남았다.
청백전에서 수훈 선수로 꼽히는 등 팀내에서는 이미 그 존재감을 입증하고 있다. 김택연은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100%는 아니지만, 날이 갈수록 점점 좋아지고 있다. 이제 100%가 됐을 때, 나도 어떤 모습이 나올지 기대된다. 강한 공을 던지되 커맨드도 신경쓰고 있다"면서 "144경기를 치른다는 점이 아마추어와 프로야구의 가장 다른 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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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는 3월에 시즌을 시작한다. 그래서 작년에는 지금보다 1~2㎞ 더 나왔다. 지금도 많이 쉬었기 때문에, 몸상태를 최대한 끌어올리는데 집중했다. 지금도 특별히 힘들지 않다. 1차 캠프를 기분좋게 마무리했고, 2차 캠프는 실전이 중점이니까 잘 적응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시즌에 딱 맞춰 잘 준비하겠다."
프로 데뷔에 앞서 신무기도 장착했다. 바로 스플리터다. 김택연은 "지금 커브와 스플리터를 연마하고 있다. 전부터 스플리터와 체인지업을 연습하고 있었는데, 박정배 코치님이 새롭게 알려주신 스플리터 그립이 손에 잘 맞는다. 체인지업보단 스플리터에 초점을 맞췄다"고 소개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도 가장 눈에 띄는 선수로 박신지와 함께 김택연을 꼽았다. 그는 "너무 좋아서 깜짝 놀랄 정도였다. 준비를 잘했더라", "빠지는 거 없이 모든 면이 좋았다. 인상적이었다"고 표현했다.
향후 김택연의 보직은 어떻게 될까. 이승엽 감독은 김택연의 활용도를 묻는 질문에 "아직 청백전 한번 던졌을 뿐이다. 지금 당장 답하긴 어렵다"면서도 "공격적인 모습이 인상적이다. 우리 팀에 많은 도움이 될 선수다. 2차 캠프에서 김택연이 어떤 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 얼마나 1군 경기에 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 아마 시즌 전에 확실하게 결정을 짓고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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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직은 내가 정하는 게 아니고, 준비를 잘해야한다. 지금 당장 1군이 당연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스프링캠프에 다치지 않고, 다음은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고 싶다. 그리고 내 공을 열심히 던지다보면 좋은 결과가 따를 거라고 생각한다."
올해 KBO리그에는 ABS(자동 볼판정 시스템, 일명 로봇 심판)가 전격 도입된다. 김택연은 고교 시절 ABS를 경험한 바 있다.
김택연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심판님들이 간혹 놓칠 수 있는 반대투구나 높은 구석 쪽의 스트라이크를 잡아주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경기가 많아질수록 타자들의 존이 정립되면, 아무래도 타자들에게 유리할 거라고 본다"는 속내를 전하면서도 "난 고민하지 않고 내 공을 던지겠다"고 강조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