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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골든글러브, 영구결번에 도전해보겠습니다."
고영표는 동국대를 졸업하고 201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고 KT에 입단한 '창단 멤버'다. 통산 7시즌 231경기에 등판해 55승50패 7홀드를 기록한 잠수함 선발이다.
최근 3시즌 활약이 엄청났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선발승을 따냈고, 이 기간 퀄리티스타트 63회,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15.87을 기록하는 등 각 부문 1위에 오르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사실 고영표 입장에서 보면,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한 시즌을 더 마치면 생애 첫 FA. 고영표의 최근 3년 성적과 기세를 볼 때 '초대박'의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FA 시장 확실한 선발 요원이 거의 전무한 상황에서 고영표가 시장에 나온다면, 5년이 아니라 4년 기준 100억원이 훨씬 넘는 계약을 따낼 가능성도 충분했다. 선수로서는 시장 평가를 받아보고 싶은 욕심이 날 법도 했다.
하지만 KT가 진심을 다했다. 구단 역사상 최고 액수로 프랜차이즈 스타를 눌러앉혔다. 고영표는 계약 후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계약은 에이전트가 진행하는 것이고, 나는 그저 운동만 열심히 하고 있었다. 그런데 KT에서 제안을 해주셨다. 이렇게 대우를 잘해주셨는데, 수원에 남아 야구를 해야겠다는 생각 말고 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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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에 대해서는 "사실 선수가 FA 자격을 얻는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7~8년 부상 없이 실력을 보여줘야 FA가 된다. 그런데 FA 자격을 고민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KT에서 좋은 제안을 해주셨다. 어떤 변수가 있을지 모르는데, 구단이 이를 감수하면서까지 챙겨주셨다. 다른 팀에 가겠다는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KT는 이번 계약을 통해 고영표를 '종신 KT맨'으로 만들고 싶어했다. 그리고 구단의 영구결번 선수가 되기를 희망했다. 고영표도 이에 화답했다. 그는 "돈을 떠나 선수로서 인정받고 싶은 욕심이 매우 크다. 5년 동안 좋은 성적을 남겨 골든글러브도 타고 싶고, 영구결번도 할 수 있다면 큰 영광일 것이다. 그런 말씀을 해주신 나도현 단장님께 매우 감사하다. 나도 이 목표를 갖고, 5년 후에 다시 KT와 계약해 야구를 오래할 수 있게끔 최선을 다하겠다. 내 마음은 당연히 '종신 KT'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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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