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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자리가 없는데도 뛰어든 경쟁. 201안타의 전설 서건창이 KIA 타이거즈 우승 도전의 '키맨'이 될 수 있을까.
사실 KIA는 전력 구성상 서건창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 주전 2루수 김선빈이 있기 때문이다. 서건창의 주 포지션도 2루. KIA는 김선빈과 서건창과의 계약 열흘 전인 1월 4일 FA 계약을 체결했다.
당장 내야에 빈 자리가 크지는 않다. 올해도 김선빈이 주전 2루수를 굳게 지키게 될 확률이 높고, 유격수에는 박찬호가 있다. 또 김도영이 올해도 3루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 빈 자리는 주전이 확실치 않은 1루 정도. KIA 심재학 단장도 "2루 주전은 김선빈이다. 서건창은 2루 백업으로 시작할텐데, 상황에 따라서 1루 백업도 가능할 것 같다"고 이야기 했다.
하지만 그만큼 마지막 기회가 간절했던 서건창의 선택이다. 친정팀인 키움은 기본적으로 젊은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는데다, 지난해 2차 드래프트에서 1,2루 자원인 베테랑 타자 최주환을 영입했다. 더더욱 자리가 없는 팀이다. 반면 KIA는 1루가 확실치 않고, 2루 백업으로서의 출장 기회도 충분히 보장될 수 있다는 판단이 전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전 소속팀 LG에서도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주전 2루수가 확고하지 않았던 LG가 더 기회의 팀이었다. 그러나 야구는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주전으로 나가는 상황에서 부진이 이어지면서 입지가 점점 줄어들었고 결국 팀을 떠나게 됐다.
2014년 단일 시즌 201안타 대기록을 쓴 서건창의 마지막 도전이 KIA에서 이어진다. KIA는 올해 상대팀들이 꼽는 '우승권 다크호스'다. 외국인 투수들만 중심을 잡아주면, 강한 타선을 앞세워 충분히 대권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전력이다.
여기에 서건창의 역할이 중요하다. 내야 백업 요원으로서 뒤를 확실히 받쳐주면, 지난해 각종 부상 변수에 허덕이다 시즌이 끝난 KIA의 마지막 약점을 지워줄 수 있다. KIA의 내야 구성을 보면, 주전 자리는 채워져있지만 지난해 김도영과 김선빈, 박찬호까지 모두 크고 작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팀 전체가 휘청이는 시기가 있었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모든 주전 선수들이 부상 없이 풀타임 시즌을 치르는 것이지만, 변수는 언제나 존재한다. 이 변수의 자리를 채워주는 서건창의 역할이 중요하다. KIA의 대권 도전에 있어서도 해답의 열쇠를 쥐고 있다. 물론, 개인 성적은 덤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