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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연말까지는 진전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구단 관계자들이 한숨을 쉬었지만, 시간은 야속하게 흘러갔다. 어느덧 해를 넘겼다.
예상대로 '대어급' 선수들은 대부분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두산 베어스에 잔류한 양석환이 4+2년 최대 78억원으로 총액 기준 이번 스토브리그 최고액을 기록했다. 안치홍이 한화 이글스로 이적하면서 4+2년 최대 72억원의 조건으로 뒤를 이었다. 임찬규는 4년 최대 50억원, 함덕주는 4년 최대 38억원에 각각 원 소속팀 LG트윈스에 남았다. 김재윤은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하면서 4년 최대 58억원의 조건에 합의했다. 전준우는 4년 최대 47억원에 롯데 자이언츠에 잔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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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직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선수들과 구단들은 스프링캠프 출국 전까지 남은 한달에 운명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아직 FA 협상을 진행 중인 구단들, 특히 잔류를 서로 희망하는 경우에는 '연말까지 계약을 마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뒀다. 선수도, 구단도 합의점을 찾아 12월 안에 계약을 발표하고 싶다는 뜻이었다. 그만큼 FA 계약에 있어서 12월과 1월은 시기가 주는 무게감이 다르다. 1월은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몸을 만들어 캠프 준비에 들어가는 시점이기 때문에, 계약이 늦어질 수록 선수의 손해가 크다. 구단 역시 팀 구성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에서 캠프를 시작해야 하는 변수가 생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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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토브리그 최대 화두는 '서로 자극적인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하지 않는 것'이다. 구단들도, 선수들도 조심한다. 섣불리 감정 싸움을 공개했다가 역풍이 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선수의 에이전트 측이 시세에 맞지 않는 과도한 요구를 하더라도, 구단은 "협의점을 찾아나가는 중"이라는 수준으로 공개적인 코멘트를 하곤 한다. 그만큼 서로 조심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그러나 난항이라는 사실을 이제는 부인할 수 없다. 현재 시장에 남아있는 선수 가운데 타팀 이적 가능성이 있는 선수는 1~2명 정도 뿐이다. 대부분의 구단들이 외부 FA 추가 영입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하는 시장 상황이 미계약 선수들에게는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제는 줄다리기와 자존심 싸움이다. 선수들은 '합당한 대우'를 요구한다. 그동안의 공로, 성적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소고, 비슷한 활약을 한 다른 선수의 계약도 기준 잣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구단들은 경쟁이 없는 상황에서의 내부 평가 이상의 금액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줄다리기의 끝은 어디일까. 구단들이 말하는 '적정한 합의점'이 과연 선수의 마음을 설득할 수 있을지, 진정한 협상의 기술이 요구되는 때다. 최근 분위기라면 스프링캠프 출국 이후에도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미아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