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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열린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노시환(23)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무대 같았다.
201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지명. 경남고를 졸업하고 프로 5년차에 최고 선수로 성장했다. 2005~2006년, 한화 3루수로 골든글러브를 받은 대선배 이범호가 노시환을 호명했다. 이범호 이후 17년 만에 한화 3루수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탄생했다.
KBO리그 역사에 빛나는 두 명의 3루수가 있다. 한대화 전 한화 감독(63)과 SSG 랜더스 최정(36)이다. 나란히 8개의 3루수 골든글러브를 보관하고 있다.
이 기간에 박석민(삼성 NC)이 2번, 허경민(두산) 황재균(KT)이 각각 1번씩 받았다.
9번째 수상을 노리던 13년 터울의 대선배. 최정을 제치고 수상대에 오른 선수는 스물셋 청년 거포 노시환이었다. 유효 291표 중 245표를 받았다. 득표율 84.2%. 압도적인 지지로 첫 수상했다. 최정은 5.5%, 16표를 받았다.
노시환이 없었다면 최정의 9번째 수상이 가능했을 것이다. 잔부상에도 불구, 128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7리(471타수 140안타), 29홈런, 87타점을 올렸다. 홈런 2위, 타점 7위, 장타율(0.548)과 OPS 1위(0.936). 베테랑은 여전히 강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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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을 딛고 성장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해 6홈런-59타점. 한 해 전 18홈런-84타점을 올린 4번 타자로서 면목이 안 섰다. 앞으로 내달리다가 급브레이크가 걸린 셈이다. 그는 "수치스러운 시즌이었다"고 했다.
체중을 조절하고 휴식 시간을 줄여가며 독하게 준비했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열린 연습경기부터 계속 홈런을 쳤다. 시범경기 홈런 1위를 하고 정규시즌 홈런왕이 됐다.
항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 소집 기간에 열린 13경기를 뺀 131게임에 모두 출전했다. 타율 2할9푼8리, 153안타, 31홈런, 101타점, OPS 0.929. 이번 시즌 유일하게 30홈런, 100타점을 넘었다. 항저우아시안게임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의 4번 타자로 활약했다.
성장의 열매는 달콤했다.
2023년, '노시환 시대'를 알리는 첫해로 기억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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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