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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달러? 그럼 한국에 왜 가..." 매력 못 느끼는 미국, 대만은 다르다? 성적+흥행 다 잡을 카드될수도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3-12-05 08:42 | 최종수정 2023-12-05 13:00


"100만달러? 그럼 한국에 왜 가..." 매력 못 느끼는 미국, 대만은…
◇류즈룽. 연합뉴스

"100만달러? 그럼 한국에 왜 가..." 매력 못 느끼는 미국, 대만은…
2일 중국 항저우 샤오싱 야구장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야구 조별리그 B조 대만과 2차전. 선발 등판한 대만 린위민. 항저우(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10.02/

"100만달러? 그럼 한국에 왜 가..." 매력 못 느끼는 미국, 대만은…
2일 중국 항저우 샤오싱 야구장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야구 조별리그 B조 대만과 2차전. 투구하고 있는 대만 구린뤼양. 항저우(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10.02/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뜨거운 스토브리그, 그러나 외국인 선수 수급 시장엔 찬바람만 불고 있다.

2019시즌부터 KBO리그가 신규 외국인 선수 총액을 100만달러로 제한한 이후 미국 시장의 관심은 줄어든 게 사실. 그동안 한국을 부와 명예를 동시에 이룰 수 있는 '기회의 땅'으로 여겨왔으나, 금액적 보상이 제한되자 이전보다 눈길은 식었다. 이웃 일본 프로야구가 비슷한 수준의 선수에게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것도 비교 열세에 놓이는 부분.

올해도 이런 분위기는 일찌감치 감지되고 있다. 각 팀이 오래 전부터 추려온 리스트를 바탕으로 외국인 선수 접촉에 나서고 있으나, '어렵다'는 하소연이 곳곳에서 들린다. 이젠 신규 외국인 총액 상한 뿐만 아니라 400만달러의 외국인 선수 샐러리캡까지 맞춰야 하는 실정. 기존 외국인 선수와 재계약 방침을 세우고 있는 팀 입장에선 신규 수급에 어려움이 가중되는 현실이다. 베네수엘라, 도미니카공화국 등 중남미 지역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기는 하지만, 어려움이 쉽게 해소되지 않는 눈치.

이런 가운데 최근 국제 무대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 대만 투수들이 눈길을 끈다.

최근 한국 야구는 항저우아시안게임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까지 대만과 자주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코로나19 시절 맞붙을 기회가 없었던 대만은 큰폭으로 성장하면서 어느덧 한국의 실력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그 중심엔 뛰어난 투수진이 있다.

아시안게임에선 보스턴 레드삭스 산하 더블A에서 활약 중인 류즈룽(24)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한국과의 첫 맞대결에서 9회초 등판해 마무리 역할을 했던 그는 결승전에서도 선발 린위민에 이은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홀로 4이닝을 책임졌다. 최고 구속 150㎞ 후반의 빠른 공으로 한국 타선을 압도했다. 2경기 성적은 5이닝 2안타 1볼넷 8탈삼진, 평균자책점 0이다. 강력한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까지 갖췄다.

한국전 두 경기 모두 선발로 나섰던 린위민(20)도 마찬가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마이너리그팀 소속인 그는 한국전 첫 경기에선 6이닝 4안타 6탈삼진 무실점, 결승전에선 5이닝 2볼넷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한국과의 첫 경기에서 구원 등판해 2이닝 1안타 2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펼친 대만 프로야구(CPBL) 퉁이 소속의 궈린뤠이양(23)의 실력도 주목할 만했다.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한국전에 등판한 웨이취안 드래곤스 소속 쉬뤄시(23)도 주목할 만했다. 한국전에서 7이닝 10탈삼진 무실점 활약을 펼쳤다. 올해 5경기 15⅓이닝 1승에 그쳤으나 평균자책점 1.17로 준수했고, 대만시리즈 2경기에선 11이닝을 던져 1승, 평균차잭점 0.82의 좋은 활약으로 팀 우승에 일조한 바 있다.


사실상 백지상태에서 맞붙는 단기전 결과만 갖고 이들의 실력을 판단하긴 어렵다. 그러나 구위-제구 면에서 대만 투수들이 국내 투수와 견줘 나은 모습을 보여준 점은 주목할 만하다. 아시안게임에 나섰던 최지훈(26·SSG)은 "(결승전에서) 선발 투수 뒤에 나온 대만 장발 투수(류즈룽)는 KBO리그에서도 손에 꼽을 만한 공을 던진다는 이야기를 선수들끼리 했다"고 밝혔다.

앞서 KBO리그는 대만 출신 선수 활약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경험한 바 있다. 2018년 NC 다이노스에서 활약한 왕웨이중이 주인공. 그가 NC 유니폼을 입자 대만 방송사가 중계권 계약을 체결했고, 대만 야구 팬들이 국내를 찾는 등 흥행몰이를 한 바 있다. 실력을 갖춘 대만 출신 선수가 KBO리그 유니폼을 입고 활약한다면 이 같은 파급효과를 다시금 누릴 수 있다.

이런 현실을 보면 굳이 외국인 투수 수급을 미국에만 매달릴 필요는 없어 보인다. KBO리그 연봉 ⅓ 내지 ¼ 수준으로 알려진 대만 선수들을 데려와 활용한다면 '저비용 고효율'을 이룰 수 있다. 이웃 일본도 가능성 있는 대만 출신 선수를 일찍 데려와 주축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 번쯤은 고민해 볼 문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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