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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뜨거운 스토브리그, 그러나 외국인 선수 수급 시장엔 찬바람만 불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제 무대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 대만 투수들이 눈길을 끈다.
최근 한국 야구는 항저우아시안게임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까지 대만과 자주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코로나19 시절 맞붙을 기회가 없었던 대만은 큰폭으로 성장하면서 어느덧 한국의 실력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그 중심엔 뛰어난 투수진이 있다.
한국전 두 경기 모두 선발로 나섰던 린위민(20)도 마찬가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마이너리그팀 소속인 그는 한국전 첫 경기에선 6이닝 4안타 6탈삼진 무실점, 결승전에선 5이닝 2볼넷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한국과의 첫 경기에서 구원 등판해 2이닝 1안타 2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펼친 대만 프로야구(CPBL) 퉁이 소속의 궈린뤠이양(23)의 실력도 주목할 만했다.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한국전에 등판한 웨이취안 드래곤스 소속 쉬뤄시(23)도 주목할 만했다. 한국전에서 7이닝 10탈삼진 무실점 활약을 펼쳤다. 올해 5경기 15⅓이닝 1승에 그쳤으나 평균자책점 1.17로 준수했고, 대만시리즈 2경기에선 11이닝을 던져 1승, 평균차잭점 0.82의 좋은 활약으로 팀 우승에 일조한 바 있다.
사실상 백지상태에서 맞붙는 단기전 결과만 갖고 이들의 실력을 판단하긴 어렵다. 그러나 구위-제구 면에서 대만 투수들이 국내 투수와 견줘 나은 모습을 보여준 점은 주목할 만하다. 아시안게임에 나섰던 최지훈(26·SSG)은 "(결승전에서) 선발 투수 뒤에 나온 대만 장발 투수(류즈룽)는 KBO리그에서도 손에 꼽을 만한 공을 던진다는 이야기를 선수들끼리 했다"고 밝혔다.
앞서 KBO리그는 대만 출신 선수 활약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경험한 바 있다. 2018년 NC 다이노스에서 활약한 왕웨이중이 주인공. 그가 NC 유니폼을 입자 대만 방송사가 중계권 계약을 체결했고, 대만 야구 팬들이 국내를 찾는 등 흥행몰이를 한 바 있다. 실력을 갖춘 대만 출신 선수가 KBO리그 유니폼을 입고 활약한다면 이 같은 파급효과를 다시금 누릴 수 있다.
이런 현실을 보면 굳이 외국인 투수 수급을 미국에만 매달릴 필요는 없어 보인다. KBO리그 연봉 ⅓ 내지 ¼ 수준으로 알려진 대만 선수들을 데려와 활용한다면 '저비용 고효율'을 이룰 수 있다. 이웃 일본도 가능성 있는 대만 출신 선수를 일찍 데려와 주축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 번쯤은 고민해 볼 문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