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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어쩌다보니 '페디 시리즈'로 흘러갈 상황이다.
최고 무대 한국시리즈로 가는 길목.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개막하는 플레이오프에서 정규시즌 2위 KT 위즈와 운명의 맞대결을 펼친다.
페디는 1차전 선발이다.
양보할 수 없다. 1차전을 이기는 팀. 한국시리즈 티켓 확보의 78.1% 확률을 가져간다.
페디가 나서는 1차전. '가을 돌풍' NC에는 절대적으로 중요한 경기다. 파죽의 4연승으로 두 스테이지를 가뿐이 통과한 상황.
가장 기대가 큰 에이스 복귀전에서 승리하면 5연승과 함께 기세는 최고조에 이를 것이다. 그야말로 파죽지세가 2,3차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패하면 정반대 상황이 벌어질 공산이 크다. 잠시 잊었던 불안감, 피로감이 확 몰려올 수 있다.
한계를 정하는 건 자기 자신의 마음 속에 있다. 1차전 패배는 선수들 마음에 잠시 잊고 있던 한계선의 희미한 등장을 의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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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디로서는 살짝 복잡한 마음으로 오르는 마운드.
정규시즌 최종전이었던 16일 광주 KIA전 타구 부상 여파는 큰 문제가 아니다. 준플레이오프 때만 해도 미세한 불편감이 있었지만 나흘 휴식 속에 말끔이 털어냈다.
문제는 심리적 불안감이다. 페디는 올시즌 종횡무진 활약했다. 30경기 180⅓이닝 동안 2904구를 소화했다. 페디 야구 역사상 가장 많이 던진 해로 기록됐다.
미지의 첫 경험. 누구에게나 설렘과, 또 다른 의미인 불안감을 동시에 던진다. 페디도 마찬가지다. 돌다리도 두들겨 가며 선발 등판을 조심조심 미뤄온 이유다.
마운드 위에 오르면 '투사'가 되는 승부욕의 소유자. 1차전을 최선을 다해 던질 것이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 다음이다.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가을야구 전력 투구 후 몸의 반응에 조금 더 예민해질 수 있다. NC가 페디를 앞세운 1차전을 이기든, 지든, 페디의 심리 상태가 남은 시리즈에 가장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페디는 시즌 후 메이저리그 복귀를 앞두고 있다. 역수출 가능성, 매우 높다. 김하성의 소속팀 샌디에이고 등 구단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시장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적어도 샌디에이고는 페디에게 오퍼를 할 것"으로 전망했다. 요미우리, 오릭스 등 일본 큰 손 구단들도 관심이 높다. 페디의 에이전트는 그 유명한 보라스코퍼레이션이다.
승부욕과 책임감을 뛰어 넘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필요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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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야구 큰 경기가 던지는 소구력이다. 올 정규 시즌 동안 페디는 자신의 모든 역량을 다 펼쳐 보여줬다.
스위퍼를 장착,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 소속으로 5선발을 다투던 지난해 보다 크게 향상된 모습으로 '실패한 빅리거'란 이미지를 지워내는 데 성공했다.
딱 하나 남은 건 '빅게임 피처'라는 업그레이드 된 이미지다.
플레이오프에서 KT를 꺾고 한국시리즈란 최고 무대에서 LG를 상대로 맹활약 할 경우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긍정 평가는 확신이 될 수 있다. 가뜩이나 한국시리즈가 열릴 시점은 월드시리즈와 제팬시리즈가 모두 끝나고 오롯이 한국야구가 주목받을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몸에 대한 불안감을 뛰어넘어 '가을에도 역시 페디' 임을 스스로 입증해낼까.
공룡 군단의 가을 운명이 걸린 에이스의 메이저리그를 향한 변주곡이 본격적인 막을 올린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