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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한국 진단'은 도대체 뭐가 다르길래.
일찌감치 염경엽 감독이 구상에서 제외한 건 알려진 사실. 그래도 140만달러(인센티브 30만달러 포함)의 연봉을 받는 선수가 한국시리즈가 시작도 되지 않았는데, 집으로 돌아갔다는 자체가 여러모로 LG에는 손해다. 단기전 1선발 선수가 빠지면 전력 타격이 엄청남은 물론, 선수단 사기도 떨어질 수 있다. 반대로 상대는 '해볼 만 하다'는 자신감을 얻는다.
표면적 문제는 부상이다. 플럿코는 골반뼈 타박상으로 8월말부터 개점 휴업했다. 전반기에만 11승1패를 기록한 에이스가 갑자기 빠져버리니, 염 감독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미칠' 노릇이었다. 심기가 더 불편한 건 부상 상태. 뼈가 부러졌다든지, 공을 던질 수 없는 상황이라면 누가 욕을 할까. 그런데 플럿코는 국내 병원 검진 결과 아주 큰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선수의 미국 주치의가 투구에 우려를 나타냈다고 하며, 등판을 사실상 거부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그런데 외국인 선수들은 여기서 당황한다. 분명 한국 의사가 아무 문제 없다고 했는데, 자신은 통증이 남아있다. 그래서 본인이 믿는 주치의에게 진단을 받은 결과, 미세한 문제라도 남아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한국의 의료진에게도, 지도자들에게도 불신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NC 다이노스 에이스 페디도 마찬가지. 강인권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내내 페디가 뛸 수 있나, 없나로 고역을 치렀다. 감독 입장에서는 충분히 공을 던질 수 있을 것 같아 등판을 예고했는데, 갑자기 선수가 불편함을 호소하고 병원에 가 뭔가 진단을 받아오니 방도가 없었다.
그리고 외국인 선수들은 말그대로 '용병'이다. 선수마다 성향이 다르기는 하지만 참고 뛸 수 있어도, 팀을 위해 굳이 무리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 크게 다치면, 자신만 손해다. 한국에서 벌 수 있는 최대치의 돈을 벌면, 그 이후에는 열정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재계약을 노린다거나, 성적이 좋지 않아 입지가 불안한 선수들은 다르겠지만 상위 리그 진출을 노릴 수 있는 선수들은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팀들은 인센티브를 영리하게 책정해야 한다. 예를 들면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했을 때 큰 돈을 주기로 하는 등의 조건이 있어야, 외국인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기대해볼 수 있다. 공교롭게도 플럿코는 전반기 10승을 일찌감치 채우고, 7월부터는 완연한 하락세였다. 그 때부터 감기, 잔부상 등을 호소했다. 이렇게 떠나버리니, 뭔가 찝찝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LG의 경우 '흑역사'가 있다. 구단 역대 최고 외국인 타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페타지니. 2009 시즌 시즌을 마치기도 전에 무릎, 발바닥 부상 등을 이유로 조기에 짐을 쌌다. 당시 100타점을 채우자 마자 한국을 떠났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