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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희야 미안하다" 차세대 거포→AG 탈락+성적도 뚝↓…61세 명코치의 후회 [SC피플]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3-06-18 09:37 | 최종수정 2023-06-18 10:31


"동희야 미안하다" 차세대 거포→AG 탈락+성적도 뚝↓…61세 명코치의 …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KBO리그 SSG와 롯데의 경기가 열렸다. 1회에 이어 3회에도 병살타를 날린 한동희.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6.17/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내가 너무 부담을 줬던 것 같다. 너무 미안하다."

4연패, 4연속 루징시리즈다. 롯데 자이언츠의 '추락' 속도가 어질어질하다.

흔들린 선발진, 무너진 불펜진, 터지지 않는 타선까지 총체적 난국이다.

특히 '팀 홈런 꼴찌(24개)'의 중심에 '이대호 이후'를 책임지리라던 한동희의 부진이 있다. '우산'이 사라졌기 때문일까. 올시즌 성적은 타율 2할2푼6리 2홈런 2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587이다. 3년차 이후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매년 15홈런, OPS 0.8 가까이를 책임지던 선수답지 않다.

이 같은 한동희를 누구보다도 가슴아파 하는 사람이 있다. 박흥식 롯데 수석, 타격코치다.

박 코치는 지난 오프시즌 한동희의 변신을 호언장담했다. 지난해까지 한동희는 고승민과 함께 리그에서 가장 빠른 타구 속도와 더불어 낮은 발사각이 눈에 띄는 선수였다. 잘 맞은 타구를 만들어내는 데는 능하지만, 이를 홈런으로 연결짓지 못했다.


"동희야 미안하다" 차세대 거포→AG 탈락+성적도 뚝↓…61세 명코치의 …
2023 KBO리그 롯데자이언츠와 한화이글스의 경기가 15일 부산사직야구장에서 열렸다. 롯데 한동희가 2회말 2사후 삼진으로 물러나고 있다. 부산=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6.15/
박 코치는 지난 겨울 한동희의 발사각을 끌어올리는 훈련에 전념했다. 히어로즈 시절 박병호를 거포로 만든 '엉덩이 회전'에 초점을 맞춘 훈련이었다. 재능 자체는 충분한 선수인 만큼 금방 적응할 거란 자신감도 있었다. 올시즌 한동희의 예상 성적으로 '3할 33홈런 100타점'을 제시했을 정도다.

한동희는 지난 연말 구단의 연봉 제안에 고정급여가 아닌 '인센티브 계약'을 선택했다. 괌으로 조기 출국, 몸을 만드는 등 열의가 넘쳤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타격폼 변화가 독이 됐다. 4월 한달간 타율 1할6푼9리라는 극도의 부진을 겪었고, 결국 4월말 원래의 타격폼으로 복귀했지만 아직까지 지난해의 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한동희를 6월초 1군에서 말소하며 '리셋'을 위한 시간을 부여했다. 그 과정에 대해 서튼 감독은 "4월에 고전했지만, 한동희가 조금씩 좋아지는 징조가 있었다. 하지만 5월에는 다시 업앤다운을 거쳐 침체되는 모습이 있어 결국 2군에서 조정하게 했다. 또 팀을 생각하는 마음이 크다보니 압박감과 좌절감을 느끼는 모습이 역력했다. 멘털적인 휴식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동희야 미안하다" 차세대 거포→AG 탈락+성적도 뚝↓…61세 명코치의 …
롯데 박흥식 수석 코치의 품에 안긴 KT 박병호.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6.6/
한동희는 퓨처스에서 타율 3할7푼9리 OPS 1.041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서튼 감독은 지난 15일 "스스로의 타격 포커스, 내가 요구한 어프로치에 관련된 디테일에 맞춰 훈련을 잘했다. 10일 전보다 향상된 모습이고, 그런 한동희가 필요하다"며 1군에 콜업했다.

하지만 1군에 돌아온 한동희는 3경기에서 11타수 1안타 1타점에 그치고 있다. SSG의 맥카티, 김광현 두 좌완투수를 공략해줘야하는 우타자로서의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특히 대역전패를 당한 17일 경기에선 병살타 2개를 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동희야 미안하다" 차세대 거포→AG 탈락+성적도 뚝↓…61세 명코치의 …
2023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1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롯데 한동희. 대전=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5.17/
박 코치는 "내가 너무 부담을 줬다. 자기 거가 확실하고, 열정이 있는 선수니까 될 거란 확신이 있었는데, 오히려 압박감만 커졌던 것 같다"며 속상해했다. 특히 올해의 부진으로 항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마저 탈락한 점이 더욱 안타깝다.

"한동희 입장에선 언젠가 가야할 변화는 맞는데…내가 너무 성급했다. 미안하다. 한동희는 정말 선량하고, 열심히 하는 선수다. 한동희가 있고 없고에 따른 타선의 무게감이 다르다. 얼른 부진을 털어내줬으면 좋겠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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