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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M 구단주는 이럴줄 알고 있었다? 디그롬, TEX 역대 최악 '먹튀' 예감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3-06-07 09:23 | 최종수정 2023-06-07 09:41


뉴욕M 구단주는 이럴줄 알고 있었다? 디그롬, TEX 역대 최악 '먹튀'…
제이콥 디그롬이 팔꿈치 수술을 받게 돼 시즌을 접었다. 그는 텍사스 구단 역대 최악의 FA 계약 사례로 남을 공산이 크다. USATODAY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메이저리그 최고 부자 구단주, 그는 이렇게 될 걸 알고 있었을까.

뉴욕 메츠 구단주인 스티브 코헨은 지난해 3월 스프링트레이닝 캠프에서 "올시즌은 그대로 치른다. 그리고 생각해 볼 것이다. 제이크는 제 할 일을 하면 된다. 적절한 시점이 오면 연장계약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즌 후 옵트아웃을 행사할 수 있는, 즉 FA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제이콥 디그롬과 시즌 전 혹은 시즌 중 연장계약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디그롬이 직전 시즌 여름에 다친 팔 부상에서 벗어나 불펜피칭을 실시하는 등 시즌을 정상적으로 준비하고 있던 시점인데, 듣기에 따라 '매우' 섭섭해 할 수 있는 얘기를 구단주가 한 것이다.

코헨의 이 발언을 전해들은 디그롬은 현지 매체들에 대놓고 "올시즌 후 무조건 옵트아웃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시즌을 앞두고 오른쪽 어깨뼈 스트레스 반응 증세를 보이며 다시 부상자 명단에 올랐을 때도, 복귀를 앞두고 있던 7월 시티필드를 방문했을 때도 그는 "내 입장에 변화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뉴욕M 구단주는 이럴줄 알고 있었다? 디그롬, TEX 역대 최악 '먹튀'…
스티브 코헨 뉴욕 메츠 구단주는 디그롬의 부상 재활을 크게 우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P연합뉴스

뉴욕M 구단주는 이럴줄 알고 있었다? 디그롬, TEX 역대 최악 '먹튀'…
디그롬은 작년 부상에서 돌아오기도 전 메츠를 떠날 뜻을 공공연히 밝히고 다녔다고 한다. AP연합뉴스
메츠를 떠나기로 작정한 것이다. 실제 디그롬은 작년 복귀 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경기에서 상대 선수들에게 "내가 애틀랜타에서 뛰는 걸 어떻게 생각하냐"며 메츠와의 이별을 공공연히 밝히고 다녔다고 한다.

지난 겨울 디그롬이 FA가 됐을 때 메츠는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지 않았다. 또다른 거물 FA 저스틴 벌랜더와 접촉할 것이란 보도가 나오는 상황이라 디그롬이 메츠를 떠나는 건 기정사실이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디그롬이 메츠의 최종 오퍼를 듣기도 전에 텍사스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당시 ESPN은 '디그롬이 메츠에 더이상 연락하지 않은 건 메츠 관계자들이 우려했던 것들이 드러난 것이다. 디그롬은 뉴욕을 떠나고 싶어했을 것'이라며 '결국 메츠의 최종 오퍼인 3년 1억1500만달러는 트레이드 전면 거부권과 2028년 옵션을 제안한 텍사스의 조건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코헨은 지난해 스프링트레이닝 당시 디그롬의 재활 과정을 면밀히 보고받는 과정에서 부상 재발을 크게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2021년 12월 발표한 메이저리그 구단주들의 자산 순위에서 코헨은 159억달러(약 20조6318억원)로 1위였다. 헤지펀드 매니저로 '포인트72 어셋 매니지먼트'를 설립한 코헨은 8%만 가지고 있던 메츠 구단 지분을 2020년 9월 24억달러를 들여 대량 인수하면서 97.2%로 확대해 명실상부한 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그가 디그롬과의 연장 계약을 망설인 건 손해보는 일은 절대 하지 않는 펀드 매니저의 날카로운 분석에서 비롯됐다고 보면 된다.

텍사스와 5년 1억8500만달러(약 2401억원)에 계약한 디그롬은 이적 첫 해부터 코헨이 '직감'한대로 말썽을 일으키고 있다. 결국 팔꿈치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고 시즌아웃됐다. 내년 여름까지 실전 마운드에 오를 수 없다. 건강한 디그롬은 현존 최고의 선발투수다. 그런 투수를 코헨이 마땅한 이유도 없이 외면했을 리 만무하다.

디그롬이 텍사스 구단 역대 최악의 FA 계약 사례로 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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