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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시절 '미스터 서브머린'으로 불린 와타나베 스케(47). 2006년,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대표팀 우승 멤버이고,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47)과 겹쳐서 떠오르는 투수다. 지바 롯데 마린즈 시절 이 감독의 팀 동료였던 그는 극단적으로 낮은 릴리스 포인트로 유명했다. 오른손이 땅에 닿을 것 같은 지상 3cm 높이에서 공을 뿌렸다. 일본야구에서도 드문 잠수함 투수인데, 이런 특수성 때문에 타자들이 타이밍 잡기가 매우 어려웠다. 평균 시속 130km를 밑도는, 직구계열 공이 위력적이어서, 마구로 불렸다.
16일 도쿄 6대학야구리그 도쿄대와 와세다대의 경기가 열린 메이지진구구장. 1-5로 뒤진 6회, 도쿄대의 등번호 44번 두번째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와타나베와 비슷한 투구폼으로 시속 120km대 공을 던졌다.
이 2학년 생 잠수함 투수는 6회를 삼자범퇴로 잘 막았다. 첫 타자를 유격수 땅볼로 잡은 뒤 후속타자 둘을 연이어 2루수 뜬공으로 잡았다. 7회에도 등판해 2실점했다. 선두타자가 실책으로 출루했고, 이어진 2사 3루와 2사 2루에서 적시타를 맞았다. 2이닝 2안타 2실점하고 8회 마운드를 남겼다. 투구수 23개.
와타나베 고키는 아버지가 활약했던 지바 롯데의 연고지인 지바현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3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다. 아버지의 권유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야구가 하고 싶었다고 한다.
중학교 때 투수를 했는데, 어깨를 다친 고교시절 언더핸드스로로 투구폼을 바꿨다. 1m67,61kg에 우투우타. 아버지처럼 공끝이 좋은 직구가 주무기다.
그는 지난해 일본의 한 스포츠 전문 매체와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에 아버지와 집안에서 장난감 공으로 캐치볼을 한 게 최초의 야구였다"고 했다. 아버지 경기를 직접 본 적이 거의 없는데, 조부모와 낮 경기를 보러 갔을 때 아버지가 호투한 기억이 있다고 했다. 당시 아버지가 빠르게 카우트를 잡고 공격적으로 타자를 공략한 게 생각난다고 했다.
와타나베가 선발등판한 2008년 7월 20일 세이부 라이온즈 경기였다. 이날 아버지는 88개의 투구로 완봉승을 거뒀다.
그는 지난해 가을 1학생들이 출전하는 신인 토터먼트대회 메이지대와 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다가 타구에 얼굴을 맞아 교체된 적이 있다.
와타나베 고키가 아버지처럼 대학을 거쳐 프로에 진출해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