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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캡틴+4번타자, 조건없는 결혼식 사회 약속한 이유 "팬이 원하잖아요" [인터뷰]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3-03-31 19:07 | 최종수정 2023-03-31 19:11


서울의 캡틴+4번타자, 조건없는 결혼식 사회 약속한 이유 "팬이 원하잖아…
2023 KBO 미디어데이가 30일 오후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질문에 답하고 있는 LG 박해민-오지환. 한남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3.30/

[한남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올해야말로 우승에 가장 가까운 팀이다. '4번타자 캡틴'의 마음도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넘친다.

LG 트윈스 오지환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겨냥했다. 가장 원하는 파트너는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 결과는 7차전 혈투 끝에 LG 우승이다.

오지환은 30일 열린 KBO 미디어데이에 참석, 한 팬에게 결혼식 사회를 약속했다.

이날 오지환은 '우승 공약'을 묻는 질문에 "오랫동안 우승을 하지 못해 죄송하다. 우승만 하면 팬들이 원하는 소원, 뭐든지 들어주겠다. 구단 SNS, 엘튜브, 어디든 남겨달라"며 백지수표에 가까운 공약을 내밀었다.

이어진 팬 질문 코너에서 또다시 우승 공약 질문이 나왔다. 오지환은 "질문 주신 팬께서 원하는 우승 공약을 말씀하시라. 들어드리겠다"고 답했다.

이에 잠시 고민하던 팬은 "12월 1일에 여자친구와 결혼식을 올린다. LG가 우승하고 한국시리즈 MVP를 받는다면 결혼식에 사회를 봐달라"는 뜻밖의 소원을 밝혔다. 이에 오지환은 "우승과 관계없이 사회 봐드리겠다"고 기분좋게 약속했다. 팬들의 환호와 갈채가 쏟아졌다.

KBO 측은 "원한다면 팬과의 연락을 주선하겠다"고 했다. 오지환은 행사 후 팬을 찾아 연락처를 확인하고, 아내와 결혼식 현장을 찾기로 약속했다.


서울의 캡틴+4번타자, 조건없는 결혼식 사회 약속한 이유 "팬이 원하잖아…
2023 KBO리그 시범경기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2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4회초 LG 오지환이 2루타를 치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3.23/
행사 후 만난 오지환은 "생각도 못했던 일인데, 일단 축하할 일 아닌가. 그땐 비시즌이고, LG 팬이 원하는 일이니까, 무조건 들어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 "원래 LG 선수들은 팬한테 엄청 잘한다. 이건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오지환은 한국시리즈에서 만나고픈 팀으로 이승엽 감독의 두산을 꼽았다. 그는 "같은 서울팀이고, 팬도 많고, 라이벌이고, 제가 주장이지만 두산의 중심에 또 (허)경민이가 있고…7차전 가서 우리가 이기면 좋겠다"는 속내를 밝혔다. 4차전에서 끝낼 생각은 없을까.

"기왕 우승하는 거 감동의 드라마를 안고 우승하면 두고두고 기억하시지 않을까. 더 많은 한국시리즈 경기를 즐기실 수 있고. 우리가 이긴다는 전제로 하는 얘기니까."

옆에 있던 '왕조' 출신 박해민은 "(오)지환이가 사실 (채)은성이에게 많이 의지했는데…내가 옆에서 열심히 채워주겠다"며 웃었다. 이어 "우승할 것 같은 이유를 대라면 주장이 오지환이니까, 우승하고 싶은 이유중 하나는 지금 이 멤버들이 너무 좋아서다. (오)지환이가 주장을 하면서 우리팀 문화가 더 단단해지는 것 같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오지환은 "LG의 가장 큰 힘은 팀워크 아닐까. LG에서 뛰는 15년 중에 작년과 올해 팀워크가 가장 좋은 거 같다. 팀이 하나로 뭉치는 게 굉장하다. 우승의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작년은 정말 좋은 한 해였고, 올해는 더 좋은 해로 만들어가겠다"라고 거듭 다짐했다.


서울의 캡틴+4번타자, 조건없는 결혼식 사회 약속한 이유 "팬이 원하잖아…
2023 KBO리그 시범경기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롯데 유강남, LG 오지환.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03.19/
염경엽은 올시즌 4번타자로 오지환을 지목했다. 오지환은 "사실 좀 부담스럽기도 했다. 감독님께 말씀드린 적도 있다"고 했다.

"4번이라는 숫자가 좀 부담이 된다. 내가 6번을 치면 좀더 원활하게 팀이 강력해지지 않을까 했는데…감독님이 '30홈런 칠 수 있다, 4번으로 기용할 것'이라고 하셨다. 좋은 경험이 될 거다. 팀의 승리가 우선이니까, 타순과 무관하게 필요하다면 번트도 댈 거다. 내가 4번으로 나가는게 이길 수 있는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라는 거니까. 장타력에 대해서는 인정할 수 없다. 지난 시즌 딱 1년 잘 쳤을 뿐이다."

오지환은 LG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지난해 잠실 유격수 최초의 20(홈런)-20(도루)을 달성하며 데뷔 14년만에 첫 골든글러브를 거머쥐었고, 시즌 종료 후 2029년까지 6년 124억원의 연장계약도 맺었다.

롯데로 이적한 유강남과 묘한 라이벌리도 형성하고 있다. 오지환은 "시범경기에서 (유강남 상대로)도루를 했는데, 굳이 세리머니까지 할 생각은 없었다. 정규시즌이 아니니까"라며 웃었다.


한남동=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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