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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함 담은 162㎞ 역투와 절망, 그리고 구단주의 입장 선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3-03-31 15:23 | 최종수정 2023-03-31 17:55


간절함 담은 162㎞ 역투와 절망, 그리고 구단주의 입장 선회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31일(한국시각) 개막전에서 5회 투구를 마치고 구심으로부터 이물질 검사를 받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시작부터 힘이 빠진다.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개막전에서 다소 흔들리면서도 무실점으로 호투했으나, 불펜이 리드를 빼앗기며 역전패해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오타니는 31일(한국시각)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오클랜드콜리세움에서 열린 원정 개막전에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상대로 6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빼앗는 역투를 펼치며 2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그러나 에인절스는 1-0으로 앞선 8회말 등판한 애런 루프와 라이언 테페라가 4안타를 얻어맞고 역전을 허용해 1대2로 무릎을 꿇었다.

93개의 공을 던진 오타니는 3볼넷을 허용하는 등 제구가 다소 흔들리는 모습이었지만, 최고 100.7마일(162㎞), 평균 97.8마일 포심 직구와 주무기인 스위퍼(빠른 슬라이더의 일종)를 앞세워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였다. 스위퍼를 45개로 가장 많이 던졌고, 포심 32개, 스플리터 13개, 슬라이더, 싱커, 커브를 각각 1개씩 구사했다.

1회 선두 토니 켐프를 볼넷으로 내보낸 오타니는 후속 3타자를 가볍게 요리하고 무실점으로 이닝을 넘겼다.

2회에는 삼진 2개를 곁들인 삼자범퇴로 안정을 찾았고, 3회 세 타자를 상대해 6개의 공으로 이닝을 가볍게 마무리했다. 4회에는 1사후 알레드미스 디아즈에게 중전안타, 세스 브라운에게 좌측 2루타를 허용해 2,3루에 몰렸지만 헤수스 아길라와 라몬 로리노를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벗어났다.

에인절스가 5회초 로간 오하피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아낸 가운데 오타니는 이어진 5회말을 1볼넷 무실점으로 막고, 6회마저 1볼넷 무실점으로 잠재워 승리를 따내는 듯했다.


그러나 8회 루프가 선두 에스테우리 루이스에게 우전안타, 켐프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동점을 내주더니 계속된 1사 2루서 테페라가 디아즈에게 좌전적시타를 얻어맞아 1-2로 전세가 뒤집어졌다.

오타니는 타자로는 3번타자로 나가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에인절스는 마이크 트라웃 3타수 무안타, 앤서니 렌던 3타수 무안타, 헌터 렌프로 4타수 무안타 등 주력 타자들이 침묵하는 바람에 더욱 어려운 경기가 됐다.

이날 패배로 에인절스는 개막전 6연패의 늪에 빠졌다.

오타니는 올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다. 아트 모레노 에인절스 구단주는 얼마전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와 인터뷰에서 "공식적으로 말씀드린다. 우리는 포스트시즌 경쟁을 하고 있다면 오타니를 트레이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즉 플레이오프 가능성이 희박해지면 시즌 중 오타니를 트레이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오타니 트레이드 '불가론'을 백지화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개막전에서 무기력한 경기로 패한 에인절스에 대해 오타니가 또다시 절망을 느꼈을 지 모를 일이다. 올해 트레이드 데드라인은 8월 1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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