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 98%의 몰표. 현장에서 꼽은 리그 최고의 타자는 '무조건' 이정후(키움)였다.
어릴 때부터 '이종범의 이름'이라는 꼬리표가 그를 따라다녔고, 프로 입단 이후에도 '바람의 손자(이종범의 별명 바람의 아들)'가 팬들의 애칭이었듯이 그는 늘 '누구의 아들'로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이제는 그가 만들어낸 커리어 자체만으로도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정후의 올 시즌 활약을 예상한 설문 대상자들의 반응은 대부분 똑같았다. "굳이 설명이 더 필요한가", "말 하지 않아도 누구를 뽑을지 알지 않나"라고 이야기 할 정도였다. 그만큼 이정후의 기량이 만개했다고 동료들, 야구계 선배들이 인정하고 있다.
A 구단 수석코치는 "타격, 수비, 주루, 어깨 등 나무랄 데가 없다. 경기의 분위기를 한 순간에 뒤집을 수 있는 리그의 최고 선수"라고 평가했고, 이정후를 마운드에서 상대하는 B 구단 소속 투수는 "이정후를 만나면 약점을 찾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콘택트 능력은 물론이고 장타력까지 갖췄기 때문에 이정후는 좀처럼 타석에서 쉽게 물러나지 않는 타자다.
이정후는 소속 구단 키움과 상의해, 올 시즌을 마치고 해외 도전을 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그의 시선은 메이저리그를 향해있다. 이미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이정후를 꾸준히 관찰해왔고, 해외 진출을 공식화한 직후인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는 몇몇 빅마켓 구단 소속 스카우트들이 이정후를 '대놓고' 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는 최근 열렸던 WBC에서도 한국 대표팀 타자들 중 가장 절정의 기량을 뽐냈다. WBC에서의 활약 역시 이정후의 해외 진출에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C 구단 단장은 "이정후는 지금 리그를 넘어 역대 최고 타자의 반열에 오르고 있는 선수"라고 극찬했고, D 구단 감독은 "메이저리그라는 큰 무대로 가기 위해 동기부여가 분명히 생긴 상태라 더 잘할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 했다.
그렇다면 이정후가 아닌 다른 타자들을 뽑은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해 홈런왕을 차지한 KT 거포 박병호가 2표로 이정후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박병호를 택한 관계자들은 "지난해 홈런 1위를 해서 자신감을 찾았다. 올해도 전성기 때의 활약을 해줄 것", "작년 활약 그리고 최근 컨디션을 봤을때 타격 밸런스가 좋은 상태인 것 같다"고 칭찬했다.
E구단 타자는 NC 박건우를 꼽으면서 "보통 사이클이 있긴 하지만, WBC에서 워낙 잘했고 시즌 출발을 산뜻하게 할 수 있지 않겠나. 계속 좋은 기운이 이어질 것 같다. 원래 커리어도 있는 타자다"라고 평가했다. 또 "원래 좋은 타자인데 친정팀으로 가서 시너지가 날 것"이라는 두산 양의지와 "지난해 부진했을뿐 원래 잘하는 선수"라는 평을 받은 KT 강백호까지. 이정후에 필적할 수 있는 타자들로 꼽혔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개막 특집 파워 50인 설문=2023시즌 최고 타자는?
1위=키움 이정후=44표
2위=KT 박병호=2표
3위=NC 박건우, KT 강백호, 두산 양의지, 삼성 피렐라=1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