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팔푼이" 타격기계 김현수 향한 짓궂은 장난...수비까지 꼬인 하루…

1루수로 출전한 LG 김현수가 연이은 실책에 아쉬워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LG 김현수는 시범경기 1할을 밑도는 저조한 타율을 기록했다. '전광판 고장 난거 아니지...'

[잠실=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가자 팔푼이" LG 트윈스 간판타자 김현수가 타석에 들어서자 더그아웃에 있던 후배들이 짓궂게 선배를 놀렸다.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의 시범경기가 열린 27일 잠실구장. 염경엽 감독은 부상으로 빠진 1루수 이재원 자리에 김현수를 넣었다. 5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한 김현수는 이날 경기 전까지 시범경기 무안타 행진을 끊지 못하고 있었다.

KBO 통산 타율 0.316 2,093안타 '타격기계' 김현수가 안타를 하나도 못 치고 있다는 게 어색했던 상황. 첫 번째 타석이었던 2회말 1사 SSG 선발 좌완 맥카티와의 승부. 팀 내 최고참 김현수가 타석에 들어서자 더그아웃에서 응원 소리가 터져 나왔다.

1B 2S 불리한 카운트에서 김현수는 맥카티의 바깥쪽 흘러 나가는 슬러브를 잡아당겨 우전 안타를 날렸다. 타구를 확인한 김현수는 2루까지 힘차게 달렸다. 타임 요청 후 이종범 1루 베이스 코치에서 보호 장비를 건네던 김현수는 겸연쩍은 미소를 지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도 3경기 9타수 1안타 타율 0.111 2타점 2볼넷 1득점으로 타격감이 좋지 않았던 김현수의 마수걸이 안타가 시범경기 막바지에라도 나와 다행이었다.

2회말 시범경기 마수걸이 안타로 출루한 김현수는 후속 타자 박동원 안타 때 홈을 향해 쇄도했다.

첫 타석 안타 이후 1루수 뜬공, 중견수 뜬공, 삼진으로 4타수 1안타 1득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한 김현수에게 굴욕(?)적인 순간이 있었다. 두 번째 타석이었던 4회말 김현수가 타석에 들어선 순간 더그아웃에서 "가자 팔푼이"라며 타격기계를 향한 짓궂은 장난이 터져 나왔다.

후배들의 장난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1루수 김현수의 엉성한 수비가 연달아 나오자 "집중해 집중 생각하라고"를 외치며 선배를 향한 직언을 날리기도 했다. 3회초 1사 2루 SSG 최성민의 타구를 일명 알까기(다리 사이로 타구를 흘려보내는 수비) 실책, 6회말 바뀐 투수 임찬규가 SSG 전의산의 타구를 잡아 1루를 향해 송구했지만, 1루수 김현수의 포구 실책이 나오며 아쉬운 장면이 두 번이나 나왔다.

김현수의 플레이를 지켜보던 정민철 해설위원은 "(시범경기)테스트 차원에서 다양한 포지션에 선수들을 기용하지만, 경험 많은 김현수라면 이런 수비를 하면 안 된다"며 꾸짖었다.

야구의 기본은 수비다. 아무리 좋은 공격력을 가진 팀도 탄탄한 수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경기를 잡기 힘들다. 이날 LG가 5점을 내주는 과정 모두 실책이 동반됐다. 3회와 6회 김현수, 7회 임찬규, 8회 정주현의 실책 4개가 나오며 스스로 무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