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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SSG 랜더스 루키 송영진의 개막 엔트리 승선이 가시화 되고 있다.
'2라운더' 송영진과 김원형 감독의 특별한 인연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8월17일. 송영진이 이끄는 대전고등학교가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전주고와 제5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맞붙었다. 3회 구원등판한 송영진은 6⅔이닝을 2실점으로 막고 7대4 승리를 이끌며 1994년 대통령배 우승 이후 28년 만의 전국대회 우승컵을 모교에 바쳤다.
전주고는 현역 시절 '어린왕자'로 불리던 김원형 감독의 모교. 김 감독은 이 경기를 TV로 지켜봤다. 레전드 투수 출신 김원형 감독은 모교의 우승을 막아선 상대팀 에이스 송영진을 인상 깊게 봤다.
"영진이를 캠프로 데려왔던 이유 중 하나였죠. 그 당시 마운드에서 여유가 있더라고요. 고등학생인데도 결승전에서 '나는 우리 팀 에이스야' 이런 자세로 마운드에서 웃으면서 공을 던지더라고요. 그때는 우리 팀 지명 전이었지만 '아, 제구력도 있고, 볼을 던질 줄 아는 아이구나'라고 기억을 했죠. 근데 우리 팀 지명을 받고 왔더라고요. (캠프에) 데려 가야겠다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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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고 에이스였던 송영진은 2023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15번으로 지명돼 랜더스 유니폼을 입었다.
SSG랜더스 유니폼을 입고 캠프에 나타난 송영진은 김 감독을 또 한번 놀라게 했다.
"고교 당시 최고 구속이 144~145㎞,, 평균 구속이 140㎞ 초중반이었어요. 프로와서 성장하면 잘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는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 평균 구속이 3~4㎞ 올라 있더라고요. 캠프 때 이미 148㎞를 찍었죠. 영진이는 어리지만, 자기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고, 마운드에서 인내할 줄도 아는 선수에요. 경기 운영 능력만 키우면 급성장 할겁니다. 고교 시절 기본 실력이 받쳐주니 시범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아요."
송영진은 사실상 최종 리허설이었던 27일 잠실 LG전에서 3-1로 앞선 7회말 구원등판, 1이닝을 1볼넷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선두 김기연을 초구에 2루 땅볼, 베테랑 김민성을 2구만에 역시 2루 땅볼로 돌려세웠다. 이천웅에게 3구 만에 또 한번 2루 땅볼을 유도했지만 2루수 실책으로 출루가 이뤄졌다. 단 6개 공만에 1이닝을 삭제할 수 있었던 기회를 놓쳤다.
송영진은 타격감이 좋았던 홍창기와 어렵게 승부하다 볼넷으로 내보냈다. 2사 1,2루. 흔들릴 만 했지만 배포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 연출됐다.
최근 타격감이 뜨거운 서건창을 마주한 송영진은 공 2개를 과감하게 스트라이크 존에 잇달아 꽂아넣으며 볼카운트를 선점했다. 3구도 유인구 대신 147㎞ 빠른 공을 바깥쪽 살짝 빠진 곳에 뿌렸다. 타자가 참아내자 곧바로 몸쪽 변화구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하며 첫 홀드를 기록했다.
신인 답지 않은 두둑한 배짱이 돋보였던 순간.
송영진은 이로써 시범 4경기 6이닝 동안 27타자를 상대로 4안타 4볼넷 5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1.5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경기를 거듭할 수록 안정된 모습. 개막 엔트리 승선이 유력해졌다.
김원형 감독과의 특별한 인연 속에 주어진 기회를 움켜쥐며 성공시대를 열고 있는 유망주.
외국인 1선발 애니 로메로의 부상 이탈 등으로 뒤숭숭한 랜더스 마운드에 단비가 될 전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