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하늘숲길트레킹

스포츠조선

맞춰 잡는 건 좋은데…'5선발 낙점' 전향 3년차 투수는 다 계획이 있었다[부산 리포트]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3-03-27 19:37 | 최종수정 2023-03-28 05:08


맞춰 잡는 건 좋은데…'5선발 낙점' 전향 3년차 투수는 다 계획이 있었…
롯데 나균안. 스포츠조선DB

[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지 3년째, 이젠 팀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나균안(25)은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의 5선발로 시즌을 시작한다. 댄 스트레일리-찰리 반스-박세웅-한현희로 이어지는 롯데 선발진 마지막 한 자리를 채울 퍼즐로 낙점됐다. 지난 시즌 39경기 117⅔이닝을 던져 단 3승(8패2홀드)에 그쳤지만, 비시즌-캠프를 거치면서 이룬 발전상에 롯데는 주목했다.

2017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나균안은 차세대 포수로 기대를 모았지만, 더딘 성장에 그쳤다. 이 와중에 왼손 유구골 골절이 겹쳤고, 2020년 수술 후 투수 전향의 길을 택했다. 2021시즌 1군 무대에 투수로 데뷔한 나균안은 23경기 46⅓이닝 1승2패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6.41을 기록했다. 지난해엔 평균자책점이 3.98까지 낮췄다. 승운이 따라주진 않았지만, 140㎞ 후반대 직구와 변화구를 활용한 안정된 제구가 강점으로 꼽혔다.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 이날 경기에 앞서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나균안을 5선발로 공언했다. 지난 시즌 타격 지표 대부분에서 1위를 차지한 KIA 타선을 상대로 나균안은 시즌 최종 점검에 나섰다.

나균은은 5이닝 6안타(1홈런) 1볼넷 2탈삼진을 기록했다. 총 투구수는 72개. 직구 최고 구속 147㎞을 찍었고, 커브, 포크볼 등 변화구 구사도 나쁘지 않아 보였다.

이날 나균안이 상대한 20타석 중 인플레이 타구가 나온 것은 16번. 이중 땅볼 타구는 6번 나왔다. 땅볼 타구 중 내야에 막힌 것은 4번이었고, 두 개는 안타로 연결됐다. 비율 면에서 흔히 나올 수 있는 부분이고, 6개의 안타 중 장타는 단 1개였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나쁘지 않은 투구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날 KIA 타자들이 만들어낸 인플레이 타구 대부분이 스윗스팟에 맞는 강한 타구라는 점은 곱씹어 볼 만하다. 앞선 두 차례 시범경기 등판에서 나균안은 9이닝 동안 17안타(3홈런)를 허용했다. KIA전까지 14이닝에서 탈삼진 12개를 뽑아냈으나, 안타 허용이 많았다. 스트라이크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빠른 승부수로 인한 현상으로 해석해볼 수도 있으나, 타자를 압도할 만한 구위가 아니라는 점은 고민거리로 여겨질 만하다.

이에 대해 나균안은 "앞선 두 경기 결과가 많이 안 좋았지만, 공이나 투구 느낌 면에선 나쁘지 않았다"며 "오늘도 원하는 방향이나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커터로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 있었던 게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또 "앞선 경기에선 연타가 많았다. 뒤돌아 생각해보니 타자를 잡으려 하다보니 힘만 들어갔지 로케이션상 몰린 공이 많았고, 맞으면 안될 카운트에 몰린 공이 많았다"며 "작년에 던지던 느낌을 되새기고자 했고, 빠른 카운트에서 타자의 방망이가 나오게끔 유도하려 했다. 내 공을 원하는 위치에 던지고자 했는데 그런 면에서 의도대로 잘 풀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홈런으로 실점했는데, 더 높게 형성됐어야 할 공이었다. 그 장면에서 하나 더 배우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피나는 노력으로 전향에 성공했고, 1군 선발진 진입이란 성과까지 만들어냈다. 이젠 시범경기를 통해 스스로를 테스트하고, 보완할 수 있는 단계까지 성장한 나균안을 향한 기대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