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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헌 FA 계약과 광주일고 동기 '삼수생'의 와신상담, 트레이드 그후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3-03-27 18:24 | 최종수정 2023-03-27 19:30


정찬헌 FA 계약과 광주일고 동기 '삼수생'의 와신상담, 트레이드 그후
LG 트윈스 서건창은 지난 겨울 FA를 선언하지 않고 삼수를 선택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2021년 7월 27일. LG와 키움 팬들은 결코 잊을 수 없는 날이다.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가 정찬헌과 서건창을 맞바꾸는 1대1 트레이드가 있던 날이다. 당시 정찬헌은 LG의 주축 선발투수, 서건창은 키움에서 여전히 주전 내야수로 뛰고 있었다. LG는 고질적인 취약 포지션인 2루를 채워줄 야수가 필요했고, 선발진이 빈약한 키움은 베테랑 선발투수가 절실했다.

트레이드 직전 LG 서건창은 76경기에서 타율 0.260, 4홈런, 28타점, 45득점, OPS 0.725, 키움 정찬헌은 선발 12경기에서 6승2패, 평균자책점 4.03을 마크하고 있었다. 한 쪽이 기우는 트레이드라는 평가도 나왔으나, 당시 양팀에겐 최선의 선택이었을 지 모른다.

트레이드 이후 시즌 종료까지 이적 후 성적은 서건창이 68경기에서 타율 0.247, 2홈런, 24타점, 33득점, OPS 0.655, 정찬헌은 선발 11경기에서 3승3패, 평균자책점 3.99를 기록했다. 결과를 갖고 굳이 우열을 가리자면 키움이 나은 트레이드 성적표였다.

세월이 흘러 2023년 3월, 광주일고 동기인 둘의 처지는 어떻게 됐을까.

FA 신분을 유지하고 있던 정찬헌이 27일 원소속팀 키움과 2년간 최대 8억6000만원을 받는 조건에 재계약했다. 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에 인센티브가 최대 2억6000만원이라고 한다. 지난해 11월 생애 첫 FA를 선언한 뒤 4개월 만에 '미아 위기'에서 신분의 안정을 이룬 것이다. 독립리그를 알아보기도 했던 정찬헌의 요구 조건은 실제 계약액보다 낮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건창도 지난해 11월 FA를 선언할 수 있었다. 하지만 포기하고 FA '삼수'를 선택했다. 77경기 출전에 그치면서 타율도 0.224로 데뷔 이후 최저점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FA 등급은 여전히 A였으니 보상 수준을 감안하면 FA 선언은 무리였다.

서건창은 앞서 2021년 시즌이 끝나고 첫 FA 자격을 얻었지만, 그때도 시장에 나가지 않았다. 계약과 다르게 팀을 옮기는 바람에 FA 등급이 'B'에서 'A로' 상승한데다 성적도 하락세였기 때문이다. 그런 불리한 처지가 작년에도 호전되지 않았던 것이다.


올해 서건창은 연봉 2억원에 재계약했다. 작년 2억6000만원에서 23.1%가 삭감됐다. 2021년 시즌을 앞두고 키움과 계약할 때 구단 제시액보다 9500만원이 낮은 2억2500만원에 도장을 찍은 그는 2년 만에 다시 삭감이란 단어와 마주했다. 2년 전에는 첫 FA를 앞두고 협상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지만, 이번에는 구단으로부터 받은 냉정한 평가다.

서건창은 이번 시범경기에서 1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9(43타수 15안타), 4타점, 3도루, 5득점, OPS 0.846을 기록 중이다. 정찬헌의 FA 재계약 소식이 알려진 이날 잠실서 열린 SSG 랜더스전에서 그는 4타수 2안타를 쳤다.

서건창의 시범경기 타율은 2017년(0.429) 이후 가장 좋다. 히어로즈 시절 스승 염경엽 감독과 다시 만난 서건창이 삼수 끝에 FA 열매를 딸 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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