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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정말 믿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각) 열린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미국은 2회초 선취점을 뽑았지만 곧바로 역전을 허용했고, 경기 후반 따라가는 점수로 1점 차 추격에 나섰으나 끝내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가장 주목받은 것은 투수 오타니와 타자 트라웃의 대결이었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리그 최고의 선수들이자, 현재 에인절스에서 함께 뛰고 있는 절친한 동료 사이. 하지만 이번 WBC에서는 각각 일본의 간판 선수, 미국의 간판 선수로 서로 칼을 겨눴다. 특히 1점 차 리드를 쥐고있던 일본이 9회초 마지막 투수로 오타니를 올렸다. 이날 경기에 선발 타자로도 출전했던 오타니는 중반부터 몸을 풀고 마무리 등판을 준비했다. 그리고 세이브 상황에 나섰다.
선두 타자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무키 베츠를 상대로 병살타를 유도해낸 오타니는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트라웃을 상대했다. 트라웃은 미국의 추격 불씨가 꺼져있는 가운데 오타니와 처음 투타 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헛스윙 삼진 아웃. 풀카운트에서 오타니가 던진 슬라이더에 트라웃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일본의 우승 확정 순간이다.
27일 시범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트라웃은 "오타니와의 대결은 정말 즐거웠다. 스플리터를 예상했었는데 한번도 던지지 않았다. 풀카운트에서 슬라이더를 던졌다"면서 "내가 원했던 결과는 아니지만, 즐거운 대결이었다. 우리는 함께 승부를 펼쳤다"고 돌아봤다. 오타니는 초구 슬라이더 이후 4구 연속 직구를 던지다가 마지막 승부구로 슬라이더를 썼다.
"오타니와 팀에 복귀해 다시 만나 포옹을 했다"는 트라웃은 "평소와 다르지 않다. 이제 우리는 그냥 팀 동료일 뿐이다. 오타니가 내 동료라서 기쁘다. 그는 정말 특별한 재능이 있는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타니는 올 시즌을 마치면 첫 FA 자격을 얻는다. 벌써부터 그의 몸값이 어디까지 치솟을지, 과연 에인절스가 그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많다. 트라웃은 "오타니가 시즌 종료 후 FA가 되면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나는 그가 우리팀에 계속 남아있을 수 있게 항상 노력할 것"이라며 잔류를 희망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